<Source: http://www.bbc.com/news/magazine-37587281>



'왜 서울은 북한의 위협에 놀라지 않는가'라는 비비씨 서울 특파원의 얼마 전 글은 한국 사람들의 친절과 안전한 치안 상황에 대한 칭찬으로 시작한다. 카메라를 경기장에 두고 왔는데 안내소에서 쉽게 찾았다든가 식당 자리를 맡아두는 방법으로 두툼한 지갑을 아무도 없는 테이블 위에 툭 놓고 화장실에 간다든가 하는 사례를 언급하면서 말이다. 위트 있게 기사를 쓴 이 비비씨 특파원은 서울에서 북한의 핵보다 더 무서운 존재는 사실 교통 규칙이나 보행자, 자전거 따위는 깡그리 무시해버리는 버스나 승용차 운전자들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어제 마트에 갔다 집에 돌아온 다음에야 마트에서 산 커피를 어디선가 잃어버렸음을 깨달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오늘 마트 상담실에 전화를 하니 누군가 커피를 발견해 유실물 보관소에 가져다 놨다고 알려 준다. 영수증을 가져오면 확인 뒤 찾아갈 수 있다고 한다. 알려준대로 마트에 가 영수증을 보여주니 커피를 내어준다. 기쁜 마음으로 마트 주차장에서 차를 돌려 일방통행 출구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역주행을 하며 올라오는 차를 발견하고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문을 열고 여기는 일방통행 출구 전용이라고 말했더니 아래 층에 주차자리가 없어 그냥 올라왔다고 한다. 뒤로 차들이 긴 줄을 이루기 시작하는데 아웅다웅하기 싫어 역주행 차를 내가 비켜 마트를 탈출했다. 내 뒤의 긴 차량 행렬은 어찌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김정은은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북한의 핵 따위는 전혀 두렵지 않다. 교통 법규나 보행자, 자전거 따위를 무시하는 운전수들이 훨씬 더 즉각적이고도 실질적인 위협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2016년 12월 19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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