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우아하고 유머러스할 수는 없는 걸까?


이화여대 교수였다가 지금은 미국 유니온 신학대학 교수인 페미니스트 현경 교수는 이런 면에서 탁월함을 보여준다. 그녀는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거야]와 [미래로부터 온 편지]와 같은 자신의 저작을 통해 가부장적 자본주의, 남성우월적 종교 근본주의, 그리고 남성중심적 사상체계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그녀는 예수, 석가, 마호메드 등이 뛰어난 성인이지만 그들도 결국은 남신이었으며 그러니 이제 앞으로 한 40년간은 기꺼이 안녕하자고 그녀의 책에서 선언하고 있다. 현경 교수는 대안으로 '살림이스트(Salimist)' 지구민병대의 조직을 제안한다. 우리 어머님들이 하시던 집안 '살림', 부엌 '살림'의 그 '살림'말이다. 이 '살림'에 죽어가는 모든 것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힘이 있다고 그녀는 주장한다. 급진적 페미니즘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녀의 '살림이스트 선언'은 평화로우면서도 아름다우며 그러기에 호소력이 높다.


** 살림이스트 선언 4장 **

"살림이스트는 ‘신처럼 생각하는’ 평화주의자임. 한국에 있는 살림이스트들 중 어떤 사람들은 혼인을 했는데 그 남편들은 그녀를 ‘안해-아내’라고 부름. ‘햇볕 정책’으로 그녀는 가는 곳마다 갈등을 비폭력적으로 풀어 평화와 화해, 그리고 조화를 만들어냄(상상력이 풍부한 한 언어학자는 한국어의 살림, 히브리어의 살롬[평화]. 아랍어의 살람[평화]이 같은 어원에서 생긴 것이라는 이론을 내놓음. 인류는 모두 아프리카 대륙에서 출발했으므로 그럴 수도 있겠으나 아직 학문적 근거가 밝혀진 것은 아님)."


그녀의 책들이 나온지 벌써 16년이 넘었다. 책 선물하기 좋아하는 나는 그녀의 책 [미래로부터 온 편지]를 지금껏 참 여러 사람들에게 선물했던 것 같다. 그녀의 책에서 뚜렷한 자기 주장과 함께 이타성과 애정이 느껴져서다. 현경에 따르면 여신은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존재이며,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자만이 가장 이타적일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이타성'은 자존감의 문제고 품격의 문제다.


2018년 7월 11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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