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종교

낙서장 2018. 8. 4. 11:24
며칠 전부터 브라이언 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초끈이론을 중심으로 우주의 원리를 다룬 책)을 읽고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는. 내가 브라이언 그린이나 닐 타이슨 혹은 리차드 도킨스를 읽는 것과 기독교인이 성경과 예수님의 말씀을 공부하고 불교도가 불경과 부처님의 말씀을 공부하는 건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하는. 

돌아보면 신을 믿고 종교를 가진 이들에 대해 어떤 우월의식을 가져왔던 걸 부인할 수 없는데 이건 사실 이런 21세기 백주대낮에 아직도 신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하는 황당함 때문이었다는. 

근데, 과학이야말로 진리요 길이라고 외치자니 이건 뭐 예수님만이 진리요 알라만이 길이라는 논리와 하나도 다르지 않고. 그러다가도 더 많은 사람들이 양자역학이나 상대성이론, 그리고 최근 천체물리학의 성과들을 잘 이해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들었는데 이 어려운 이론들과 성과들을 민초들이 알기 쉽게 잘 전달하려면 종교가 최고겠구나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아,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결국 맞았던 게야. 다만, 전기를 전달하기 위해 전선이 필요했지만 어느 순간 전선에 녹이 슬며 전선 자체가 저항이 되어 버린 것처럼 진리보다는 형식만 남아버린 게 현실이지만...

2018년 8월 4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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