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UN 연설이 화제다. 페북 곳곳에도 공유되어 있고 RM의 연설 내용과 영어 실력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미디어에서도 자랑스런 한국 아이돌의 대표 모습 쯤으로 보도된다.

링크한 연설 동영상 5:48 쯤을 보면 연설자인 RM이 네 성정체성(gender identity)이 무엇이든 네 자신을 당당하게 말하라는 대목이 나온다. 한국 사회는 이 대목에 대해서만은 조용하다. 한국 사회는 여성가족부(Ministry of Gender Equity)부터가 딱 남성과 여성 둘만의 양성평등을 추구하는 곳이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흥미롭게도 내게 한국 페미니즘의 LGBTQ+에 대한 태도는 외국 페미니즘의 그것과는 꽤나 다르게 느껴진다. 최근 국제 IT 커뮤니티에서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 중의 하나가 LGBTQ+가 불법화되어 있는 나라에서는 관련 행사를 금지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런 LGBTQ+ 그룹의 주장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실질적으로 행동하는 그룹이 바로 페미니스트 그룹이다. 둘이 마치 하나의 그룹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두 그룹은 정말 함께 공감하고 대응한다. 반면 한국의 페미니스트 그룹이 자신들보다 더 소수인 LGBTQ+에 대해 공감하고 함께 행동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사실 페미니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상이 현해탄을 넘으면 한국화(?) 되었던 기억이 워낙 많아던지라 이런 양태가 놀랍지는 않다. 생각해 보면 유럽, 북미에서 근대성과 합리성의 세례를 받았던 많은 한국 지식인들이 한반도로만 돌아오면 꼰대로 돌변했던 과거 모습과도 유사하다. 귤이 회수를 건더면 탱자가 되는 건 진정 어쩔 수 없는 것인가? 근데, 이 사회는 왜 이리 LGBTQ+에 대해서만은 잔인할 정도로 가혹한 것일까?

2018년 9월 29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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