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걸그룹 소녀시대의 이야기로 이 책 'Free'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보자. 


소녀시대는 지난 10월 19일에 정규 3집 앨범 'The Boys'를 들고 컴백했다. 그리고 컴백과 동시에 소녀시대의 기획사인 SM Entertainment는 소녀시대의 앨범 대표곡인 'The Boys'의 뮤직비디오를 CD 수준의 음질로 바로 YouTube에 공개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사의 음원이 속한 아마추어의 동영상까지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 운운했던 연예 기획사가 어떻게 이렇게 파격적으로 스스로의 음원을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하게 된 것일까? 이 책 'Free'에는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이 있다. 

전작인 '롱테일 경제학(The Long Tail)'으로 유명한 크리스 앤더슨은 이번 책 'Free'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공짜 경제학(Freeconomics = Free + Economics)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의 내용을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디지털 컨텐츠라면 그것이 음악이든 영화이든 미디어이든 혹은 소프트웨어이든 조만간 모두 공짜로 수렴할 것이니, 이를 두려워하거나 위협으로 여기지 말고 오히려 기회로 받아들이라' 정도가 되겠다.

우리는 이미 공짜 경제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뉴스를 인터넷 포털을 통해 공짜로 보고 있으며, 공짜로 관련 정보를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을 통해 검색한다. 기존에는 비싼 고가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써서 하던 작업을 Google Docs로 무료로 하고 있으며, 이메일이나 나의 이 블로그도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음악은 유투브에서 무료로 합법적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영화나 드라마 또한 유튜브나 혹은 다른 통로를 통해 무료로(합법이든 혹은 불법이든) 감상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백과사전은 또 어떤가? 과거에는 책장 하나를 다 차지할 만큼 거대한 부피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백만 원이 넘는 돈을 들여 구매했지만, 이제 우리는 Wikipedia에서 무료로 브리태니커보다 더 많은 양질의 정보를 참조할 수 있다. 스토리지 서비스는 무료로 거의 몇 십 기가 용량을 네이버, 다음, 유클라우드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쪽에서는 상업적 독점 소프트웨어에 비견하는 무료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가 엄청나게 널려 있고 또 널려 있다. 

이런 공짜 경제는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저자는 우선 공짜의 힘은 심리적으로 워낙 근원적이고 강력해서 인간은 원초적으로 공짜에 끌릴 수 밖에 없음을 지적한다. 이에 따라 인간의 역사 이래 지속적으로 '공짜'를 이용한 다양한 상술 혹은 마케팅이 있었음을 과거를 통해 살펴 본다. 그렇다면 과거의 공짜 상술
('하나 사면 덤으로 하나 더'와 같은 1+1 기법)과 지금의 파괴적인 디지털 공짜를 구분짓는 차이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원자(Atom) 기반의 경제와 비트(Bit) 기반의 디지털 경제의 차이다. 과거 원자 기반의 경제 체제에서는 생산성이 아무리 향상되어도 특정한 재화를 추가 생산하는데 상당한 한계 비용(Marginal costs)이 필요했지만, 현재의 디지털 경제 체제에서는 거의 0원에 가까운 한계 비용으로 추가적인 컨텐츠의 복제와 배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과거에는 99개를 팔기 위해 1개를 공짜로 주는 척했으나, 이제 디지털 시대에는 1개를 팔기 위해 기꺼이 99개를 공짜로 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뜻이다. 한계 비용이 사실상 0원이므로.. 

저자에 따르면, 한계 비용이 0원에 가까운 풍요 상태가 되면 정보나 컨텐츠는 사실상 공짜로 수렴하게 된다.(생산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리고 이러한 풍요 상태는 소비자들에게 또다른 특별하고 희귀한 것을 갈망하게 만들며, 이러한 특별하고 희귀한 것들에 소비자들은 기꺼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된다. 사실 이러한 희귀하고 특별한 것에 대한 갈망이 고가의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꼭 디지털 경제만의 특징은 아니고 경제의 일반 법칙이기도 하다. 

<소비자는 무엇을 구매하는 것인가?>


위 그림에서와 같이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닌 '문화'를, 루이비통은 가방이 아닌 '브랜드와 자부심'을, 래드햇은 리눅스가 아닌 '신뢰와 책임'을 그리고  SM Entertainmet는 음원이 아닌 '콘서트 장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판매함으로써 이러한 공짜 경제 시대를 헤쳐나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SM Entertainment의 주된 수익원은 이미 음원 판매에서 콘서트나 행사 혹은 관련 Goods 판매 쪽으로 이동한 상태이다. SM Entertainment는 이러한 음악 시장의 변화를 인식했던 것이며, 그러기에 그들은 소녀시대나 자사 소속 가수들의 음원을 유투브를 통해 과감하게 공개했던 것이다. 그렇게 공짜로 음원을 제공함으로써 오히려 자사 소속 가수들에 대한 팬층을 더 넓히고, 그러한 바탕 위에서 특별하고 희귀한 것 즉, 공연이나 Goods 판매를 통해 다른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음악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 지금껏 위축된 것은 음악 시장이 아니고 음원 판매 시장이었다. SM Entertainment나 다른 한국의 기획사들은 이러한 공짜 경제 시대의 커다란 변화를 아주 재빠르게 인식했던 것이다. 

저자는 이런 공짜 경제는 현재도 대세이며 앞으로도 대세일 것이니 여기에 저항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이러한 공짜 경제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이를 오히려 성공의 기회로 삼기를 조언한다. 결국은 풍부함을 바탕으로 뭔가 더 특별하고 희귀한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들라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디지털 신경제와 공짜 경제학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만한 책. 

10 Free Rules

1. If it's digital, sooner or later it's going to be free.
2. Atoms would like to be free, too, but they're not so pushy about it.
3. You can't stop Free.
4. You can make money from Free.
5. Redefine your market. 
6. Round down.
7. Sooner or later you will compete with Free.
8. Embrace waste.
9. Free makes other things more valuable.
10. Manage for abundance, not scarcity.  


Freemium Tactics

1. Time Limited
2. Feature Limited
3. Seat Limited
4. Customer Type Limited 


Free - The Future of a radical price, Chris Anderson, HYPERION, 2009. 

2011년 11월 16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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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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