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내가 한국으로 출장가서 요즘 딸아이랑 같이 자고 있는데 딸아이가 크기는 많이 큰 모양. 딸아이가 자면서 계속 나를 밀쳐내서 깨어보면 내가 침대 끝에 걸려 있음. 딸아이는 옆으로 대자로 누워서 모든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고. 여하간 딸아이의 잠버릇이 참 대단한데, 혹시 전생에 수영선수가 아니었을까 하고 상상하고 있음.


2. 애들이 새로운 집단 생활을 시작하면 감기라든가 이런 병치레를 자주 한다고 함. 실제로 내 딸아이도 작년에 한국에서 어린이집을 다니자마자 한 2달 간은 계속 감기에 걸리고 아프고 그랬음. 그런데 신기하게도 여기 영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는 아직까지 감기라든가 하는 병치레 한 번 없이 잘 지내고 있음. 이미 한국에서 여러 바이러스나 세균에 면역이 되어서 그러려니 하고 지냈는데 오늘 아침 등교길에 만난 딸아이반 한 엄마의 말이 좀 맘에 걸림. 요즘 딸아이 반에 독한 감기가 돌아서 아픈 애들이 참 많은데 내 딸아이는 괜찮냐고 물어 봄.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너무 팔팔해서 문제라고 답을 하면서도 혹시 이 모든 감기의 근원이... 설마 아닐꺼야... 아닐꺼야...


3. 딸아이는 아침 8시 45분부터 오후 3시 15분까지 학교에 있으니 대략 6시간 30분 가량을 학교에서 보내는 셈. 한국 어린이집 다닐 때보다 살짝 더 긴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고 있음. 한국보다 이른 나이에 학교에 다니니 배우는 게 많을 거라는 사람도 있으나 실제 딸아이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학교에서 보내 온 메일을 보면 대부분 놀기만 함. 이제 봄이 시작되면서 비 오는 날이 많이 줄었는데, 그래서인지 어제는 계속 밖에서 뛰어놀기만 했다고 딸아이가 그럼. 딸아이는 한국 어린이집보다 여기 영국학교가 더 좋다고 그러는데 그 이유가 여기 학교는 맨날 놀기만 해서 그렇다고 함. ㅠㅠ 물론 맨날 노는 것은 아니고 가끔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부르고 Phonics 연습도 하고 그러는 모양. 저번에 방학 숙제라고 학교에서 준 게 있는데 A4 용지 딱 한 장이었음. 알파벳 S 따라쓰고 S로 시작하는 단어 적는 딱 한 장 짜리 숙제였음. 물론 그 한 장 짜리도 결국 개학 하루 전 오후 3시에 딸아이 설득해서 겨우 다 마쳤지만.. ㅋㅋ 


4. 요즘 딸아이의 꿈은 과학자임. 왜 과학자가 되고 싶냐고 물으니 천연덕스럽게 '세상의 모든 일을 다 알아 버리려고." 이럼. 애를 천체물리학자로 한 번 키워볼까? 흐음..


2014년 2월 25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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