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기지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다. 기지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각종 편의시설이 어디에 있으며 하루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며 안전조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교육을 받는다. 그 중에서도 안전과 관련되어서는 재차 삼차 주의를 받는다. 여름이라 할지라도 극한지는 극한지여서 날씨가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세종기지 내에서는 통제실에 보고 없이 혼자 돌아다녀도 되지만, 기지 밖으로 조사나 작업하러 나가는 경우에는 반드시 최소 2인 이상이 한 조를 이루어 무전기를 휴대하고 통제실에 보고하고 나가야 한다. 


세종기지의 날씨가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일단 오리엔테이션을 받자마자 작업 계획을 세울 겸해서 기지 주변을 돌았다. 여기에서는 세종기지 자체보다는 주변 사진들을 공유하도록 한다. 


아래는 마리안 소만 빙하의 모습이다. 세종기지에서 2km 가량 떨어져 있는데 지구 온난화 탓인지 요즘 무척이나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으며 빙하 자체도 무서운 속도로 뒤로 후퇴하고 있다고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60년 경이면 저 마리안 소만의 빙하가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실제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대륙보다 이런 남북극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았다. 


세종기지 맞은편의 모습. 


세종기지에서 칠레 기지 쪽을 찍어 봤다. 세종기지에 도착한 날, 하늘은 맑았으며 바람은 잔잔했고 세상은 고요했다. 


세종기지 한구석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는 바다표범. 


연구진들이 야생동물들에게 적대적인 행위를 하지 않으니 이렇게 야생동물들이 그냥 기지에 올라와서 낮잠도 자고 놀다가고 그런다. 우리가 세종기지에 도착했을 때도 호기심 많은 펭귄이 계속 우리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땅, 바다, 눈, 구름 그리고 하늘. 


세종기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찍은 사진. 작은 유빙이 바다를 뒤덮고 있다. 다행히 우리가 도착한 뒤에 이런 유빙들이 흘러내려 왔다. 바다에 유빙이 있을 경우 조디악의 운항이 쉽지 않다. 꼭 하늘날씨만이 아니라 이런 유빙도 항상 주의해야 하는 곳이 남극이다. 


세종기지 뒷편의 산쪽으로 올라갔다. 여름이라 북사면 쪽의 눈이 많이 녹아 있었다. 사람들은 남극은 1년 내내 추울 거라 생각하지만, 남극에도 여름이 찾아온다. 세종기지가 있는 킹 조지섬 같은 경우 여름에 따뜻하면 영상 1~2도를 기록하기도 한다. 그래서 12월 세종기지의 날씨가 서울 날씨보다 더 따뜻하다는 농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극은 극한지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몇년 전 모 대학 교수가 날이 따뜻하다며 가벼운 옷차림으로 조사를 나갔다가 저체온증에 걸려 긴급하게 구조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극한지에서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남극의 짧은 여름 동안 이런 지의류들이 생장과 번식을 한다. 1년에 겨우 몇 mm 정도만 자란다고 한다. 


따뜻하게 햇볕이 드는 곳에는 이렇게 지의류들이 군락을 지어 있었다. 극한 환경에서 생존해 있는 이런 지의류에서 생명의 끈질김 같은 게 느껴진다. 


다른 종류의 지의류. 


아래도 지의류 군락지 사진이다. 눈덮힌 산 아래 양지 바른 곳에 이렇게 지의류들이 군락지어 있다. 


역시 지의류. 


러시아 기지 쪽을 바라본 모습. 


세종기지에는 식수와 생활용수 공급을 위한 저수지가 2개 있다. 이곳이 저수지 중 하나. 물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 눈 밑에 물들이 있다. 눈이 녹은 물들을 저수지처럼 모아서 사용하는 것. 물론 염수 담수화 시설도 있다. 


세종기지는 대략 이렇게 생겼다. 제일 먼 곳에 보이는 은색의 건물이 생활동 건물이고, 앞에 보이는 탱크 3개는 유류 저장 탱크이다. 


같이 간 동료들. 주변 조사를 하다가 잠시 휴식 중. 의료진은 세종기지에서 야외 작업을 할 경우 꼭 선글라스를 쓰고 선크림을 바를 것을 권고한다. 실제 깜빡하고 선크림 바르지 않고 한 반나절 작업을 했더니 얼굴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벌겋게 부어올랐었다. 


세종기지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 독특한 구조물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세운 것인가 하고 가서 봤더니 칠레 공군에서 세운 비행유도장치이다. 세종기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비행기가 지나가기 때문에 가스기구를 이용해 공중에서 관측할 경우 주변 기지와 반드시 협의를 해야 한다. 


남극의 난폭자라는 스쿠아.


실제 이렇게 우리에게 위협적인 비행을 했다. 


바다 건너 넬슨 아일랜드(Nelson Island)의 모습. 


2014년 11월 17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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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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