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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 by 로버트 파우저

2018년 외국어 전파담을 통해 독자의 사랑을 받은 로버트 파우저의 새 책. 숱한 외국어를 섭렵하며 매우 자연스럽게 여러 나라와 도시를 경험한 그는 늘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였다. 머물고 있는 도시에 쌓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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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와 디지털트윈을 떠들면서도 맘 한켠이 항상 불편했던 건 내가 도시와 사람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태어나 일본과 한국에서 생활하고 아일랜드에서 공부했던 언어학자 로버트 파우저 씨가 자신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도시에 관한 책을 내놓았다. 고향인 미시간의 앤아버부터 동경, 교토, 서울, 대전, 더블린 등 삶의 터전이었던 도시들을 거쳐 지금 살고 있는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까지 14개 도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도시 여행기나 안내서가 아니라 저자와 도시와의 애정어린 소통 기록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각 도시의 특색과 쏠쏠한 정보를 읽어낼 수 있다. 난 일본 가고시마가 그렇게 정감 있는 사람들로 가득한지 지금껏 몰랐고 유년 시절을 보냈던 대구에 한옥촌이 있는 줄도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저자에 따르면 '도시란 곧 사람'이다. 도시의 역사와 사람들 이야기, 젠트리피케이션과 도시 변천에 따른 아쉬움과 희망 그리고 기대가 여러 도시를 관통하며 교차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도시사'를 기록해 보자고 제안한다. 나라면 어떤 도시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향이었던 전남 창평을 거쳐 유년 시절의 기억이 가득한 대구, 청소년기의 광주, 그리고 청장년기 이후 삶의 터전인 서울, 더불어 주부(?) 생활을 했던 영국 케임브리지와 런던 정도. 돌아보니 인생의 반 이상을 살았던 곳이 여기 서울인데도 난 아직도 이 도시를 잘 모르며 언젠가는 떠나야 할 곳쯤으로 여기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세계 여러 도시의 젠트리피케이션과 도시 재생 방향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저자의 말처럼 도시란 계속 변화하며 어제의 성공이 내일의 안정을 보장하지 않는다. 결국, 도시란 다시 사람이다.

2019년 8월 3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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