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떠난 인류의 미래에 관한 장대한 과학적 서사시.

시간적으로는 우주의 탄생부터 종말 이후까지, 공간적으로는 달과 금성, 화성을 거쳐 태양계와 은하계를 넘어 광대하기 그지없는 우주를 다루고 있다. SF 소설 못지 않게 흥미롭고 재미난 내용으로 가득하지만, SF 소설과 달리 이 책의 근간은 실험과 이론에 기반한 물리학이 차지하고 있다.

책 전체적으로는 인류가 지구라는 좁은 공간을 떠나 어떻게 우주로 문명을 확장할 수 있는지가 주제지만, 책 내용을 촘촘히 채우는 건 우주론, 천체물리학, 생물학, 로봇공학, 양자역학, 정보기술의 최신 성과와 저자의 상상력이다.

이 책 저자인 미치오 카쿠 교수나 또다른 물리학자들인 맥스 태크마크, 브라이언 그린 같은 교수들을 보면 이들은 자신들의 상상력을 두려움 없이 우주의 끝까지 밀어부친다. 이제는 고인이 된 스티브 호킹 박사는 지능을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는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수십억 년 뒤 혹은 우주의 종말까지 미리 예측하고 이를 대응하기 위해 우리 인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이들은 진정 '지능'을 가진 이들이다. 미래에 인류의 의식이 순수한 정보가 되어 우주를 레이저빔 형태로 떠돌지 어떨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의 상상을 해낼 수 있다는 건 놀랍고도 경이로운 일이다.

미치오 카쿠 교수의 과학적 지식 대부분이 압축적으로 녹아 있는 저작으로 보인다. 끈이론에 관한 관대함이 약간의 흠 정도. 대중과의 호흡력과 과학적 상상력을 함께 잡아낸 수작이다.

2019년 12월 15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