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등딱지가 있는 호랑이(쉽게 말해 거북이 같은)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하길래 이런저런 이야기를 조합해서 동화를 하나 만들어 들려 줬다.

 

옛날 호랑이 마을에 등딱지가 있는 호랑이가 있었어. 근데, 다른 호랑이들은 등딱지가 없이 다들 여기저기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는데, 등딱지가 있는 호랑이는 무겁고 딱딱한 등딱지 때문에 빨리 움직일 수가 없어서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고 혼자 외롭게 지냈어. 하지만, 등딱지 호랑이의 엄마는 항상 등딱지 호랑이가 언젠가 큰 일을 할 호랑이라고 항상 기운을 북돋아줬지.

그러던 어느날이었어. 무서운 티라노사우르스가 호랑이 마을을 습격했어. 티라노사우루스는 '으하하하, 내가 너희들을 모두 먹어버리겠다.' 하면서 호랑이들을 위협하기 시작했지. 그 때 등딱지가 있는 호랑이가 용감하게 티라노사우르스 앞에 나타났어. 그리고는 온 몸을 등딱지 속에 숨기고서는 데굴데굴 굴러서는 티라노사우르스 앞으로 나아갔지. 티라노사우루스는 '으하하하, 너 따위는 한 입에 먹어 버리겠다.' 하면서 입을 크게 벌려 앙하고 등딱지 호랑이를 한 입에 물어 버렸지. 그러자 이를 어째.. 글쎄, 딱딱한 등딱지 때문에 티라노사우르스의 이빨이 모두 부러지고 빠져 버린 거야. 그러자 이발 빠진 티라노사우르스는 꽁무미를 빼고 줄행랑을 쳤단다. 그 뒤로 등딱지가 있는 호랑이는 온 마을의 영웅이 되었지.

 

이렇게 이야기를 해 주자, 애가 한 마디 한다. "아빠, 그러면 티라노는 치과 갔다가 다시 오면 되겠네?" 음...

 

2013년 1월 17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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