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시청료의 가치를 하는 위대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네요. 8월 30일부터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석학의 강연을 연속 방송합니다. 폴 크루그먼, 리처드 도킨스, 댄 애리얼리, 유발 하라리 등 출연진만 보자면 한국 방송 사상 역대 최강의 라인업으로 보입니다.

 

출연진 중에 2001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폴 너스도 보이네요. 폴 너스는 유전생물학자인데 젊은 시절부터 자신은 왜 나머지 세 형제자매와 다른가 스스로 묻곤 했죠. 폴 너스는 영국의 가난한 노동자 집안 출신인데 그를 제외한 나머저 세 형제자매는 모두 15살에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오직 폴 너스만 대학 들어가고 장학금 받고 박사까지 마쳤습니다. 이후 유전학자로 많은 성과를 내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 받고 노벨상 수상하고 미국 뉴욕의 록펠러대학교 총장까지 역임했습니다.

 

이렇게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는 50대에 들어서야 자신이 평생 친누나라고 알고 지냈던 이가 바로 자신의 친모이며, 자신이 부모라고 믿고 또 자신을 키워줬던 이들은 바로 자신의 조부모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미 그때는 자신의 친조부모와 친모가 모두 사망한 뒤였죠. 폴 너스의 친모는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임신을 했고 이를 숨기기 위해 조부모가 폴 너스를 자신들의 자식인양 평생 키웠던 것이죠.

 

유투브 찾아보면 이런 자신의 개인사를 대중강연에서 유머러스하게 고백하는 폴 너스 동영상이 있습니다. 나는 유전학자인데 오늘은 나의 유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로 시작하는. 친누나로 알고 지냈던 친모가 결혼할 때 왜 한 손으로는 신랑 손을 잡고 또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손을 잡았는지, 친모가 결혼 후 애를 셋 낳았지만 왜 침대 맡에는 세 아이 사진과 더불어 자신의 사진이 있었는지 그때서야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EBS 위대한 수업에서 폴 너스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강의할 모양입니다. 이 주제에 관심 있으시면 그가 2019년 12월에 영국 왕립연구소에서 강의한 'What is Life?'라는 동영상을 한 번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2021년 8월 26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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