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에게 이번 팬데믹이 끝나면 어디를 여행하고 싶냐고 물으니 주저없이 체코 리토메리체를 꼽는다.

 

리토메리체는 체코 북서부 독일 국경 근처의 작은 도시다. 인구가 2만5천명 가량인데 체코 중세도시의 구조와 양식을 잘 보전하고 있다. 체코 친구가 추천한 곳인데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도심 500m 가량의 반경 안에 압축적으로 성벽길, 성, 광장, 성당, 교회 등이 몰려 있다. 그 작은 도심에 교회와 성당이 6개나 있는 것도 신기했다.

 

묵었던 호텔은 그랜드호텔 살바라고 옛 건물을 개조한 곳이었는데 건물 외관이나 객실, 계단, 복도에서 유럽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었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훌륭한 객실과 뛰어난 조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내 또한 다시 한 번 리토메리체를 가고 싶어하는데 가면 산책하다 카페에서 차 마시다 책 읽다 하며 1주일 가량 쉬고 싶다고 한다.

 

리토메리체는 그런 곳이다. 뭔가 화려하고 유명한 문화재나 유적은 없지만 체코의 옛 전통이 살아 있고 물가는 높지 않고 모든 게 느리고 여유롭다. 단점이라면 호텔이나 큰 식당을 제외하고는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는다는 점. 그래도 따뜻한 눈길로 이방인을 파이프 오르간까지 데려가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는 그런 정이 있는 곳이다.

 

 

2021년 8월 28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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