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출근길

낙서장 2021. 9. 25. 22:38

아침 출근길.

 

차 앞 유리로 눈부신 햇살이 부서져 들어오고 라디오에서는 You raise me up이 흘러나온다. 오늘따라 차는 조용히 미끄러져 간다. 가을 하늘은 푸르다 못해 투명하고, 세상은 고요하다. 온몸이 허공에 뜬 채 밝고 따뜻한 빛에 동그랗게 감싸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 하나도 없이 순간의 만족감과 행복이 영원처럼 밀려온다. 조금 있으면 또 부정적인 감정과 좋지 않은 소식이 몰려오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으로도 삶을 살아볼 가치가 있겠구나 싶다.

 

5분 정도 지나 회사 앞 교차로에 정차하니 카톡 하나가 들어온다. 이 기분을 깨고 싶지 않아 볼까 말까 하다 확인을 한다. 제법 오랫동안 준비한 사업 하나에 떨어졌다는 소식이다. 마음을 다스리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조용히 혼잣말을 할까 하다가 "하여간 5분을 못 가요! 5분을!!"하면서 소리 질렀다. 이게 인생이지 씨바.

 

2021년 9월 23일
신상희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분 나쁜 경험  (0) 2021.10.08
출가한 친구 소식  (0) 2021.10.01
중국인 1명이 건강보험 30억원을 받았다고??  (0) 2021.09.27
발표 생각  (0) 2021.09.25
9월 24일 새벽 자전거 타기  (0) 2021.09.25
노엘 근황 잡설  (0) 2021.09.19
백제문화제  (0) 2021.09.05
쉬시킨의 라 캄파넬라  (0) 2021.09.05
잔지바르를 추억하다  (0) 2021.08.31
체코 리토메리체의 기억  (0) 2021.08.28
Posted by 뚜와띠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