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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기술 개발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지금과 같이 많은 기술들이 commodity화 되는 시장 상황에서는, 기술 자체보다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통해 훨씬 더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버드 대학교 크리스텐슨 교수 인터뷰 참조 : http://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1/22/2010012201165.html ) 사실 최근 애플의 성공 또한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애플의 성공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창의성', '디자인', '소프트웨어 중심' 등을 성공 요건으로 언급합니다만 사실 애플의 성공 배경에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존재합니다. 여하간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에는 언제나 다른 눈으로 시장을 새롭게 바라보는 사고(mindset)의 전환 과정이 요청되기 마련입니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사고 전환이 이룩한 몇몇 혁신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커피 시장은 이미 한 수십년 전부터 commodity(부가가가치가 높지 않은) 시장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스타벅스는 이러한 commodity 시장에서 커피를 경험과 문화를 함께 파는 마케팅을 펼침으로써, 원가 50원짜리 커피를 4,000원 이상의 가격에 팔면서 세계 1위의 커피 체인으로 성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어떤 커피 업체는 커피를 봉지에 담아서 팔면서 80원을 받고(커피 믹스), 어떤 업체는 자판기를 통해 200원을 받고 커피를 팔고, 또 어떤 업체는 1,500원짜리 테이크아웃 커피를 팝니다. 결국 commodity 시장이라 하더라도 시장의 세그먼트는 나눠진다는 것이며, 그 세그먼트 중 어디를 공략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인 것 같습니다. core product 혹은 core service만을 파는데 그칠 것이냐 아니면 여기에 어떤 가치를 추가해서 팔 것인가에 따라 접근해야할 시장과 접근 방법 및 수익이 달라질 것이라는 겁니다. Commodity 상품은 가격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마케팅 교과서의 접근을 뒤집고, 스타벅스는 commodity에 맛과 경험과 문화를 함께 더함으로써 speciality item으로 전환시킨 것입니다. 
거꾸로 된 사례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다이아몬드는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보석 가게에 가서 직접 살펴보고 경험하며 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다이아몬드를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Blue Nile이라는 다이아몬드 인터넷 판매 회사입니다. 블루나일은 전형적인 고관여(high involving) 상품인 다이아몬드를 별 고민없이 인터넷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commodity 상품으로 탈바꿈시켜서 인터넷을 통해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성과도 놀랍습니다. 2007년에만 3억2천만달러의 수익을 인터넷 다이아몬드 판매만으로 벌어들였습니다. 다이아몬드를 잘 모르는 고객에게 다양한 다이아몬드 정보를 제공하고, 세계 최고의 보증서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의심을 상쇄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지요. 가격 또한 일반 보석 가게보다 40% 이상 싸게 판매합니다. 앞으로도 블루나일의 성장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전통적으로 신선 식품(생선, 고기, 갓 구운 빵, 치즈 등등)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신선 식품 가치의 핵심은 결국 '신선도'이니까요. 실제로 닷컴 거품이 대단했을 때 신선 식품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닷컴(Webvan, Peapod 등) 기업들이 등장했으나 모두 망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통적인 관념을 뒤집고 인터넷을 통해 '가장 신선한 식품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Fresh Direct입니다. 뉴욕에 있는 이 회사는 인터넷을 통해 고객의 주문을 받고 차량 배송을 통해 신선 식품을 고객에게 배달하는데도 그 어떤 offline 회사보다 더 신선한 식품을 훨씬 더 싼 가격에 공급합니다. 저렴한 가격에 식품을 공급하면서도 이 회사의 수익률은 엄청난 수준입니다. Fresh Direct는 원재료 수급, 식품 가공/처리, 배송 과정을 모두 썹씨 2도씨 이하에서 이루어지도록 유통의 전 과정을 혁신하였습니다. 즉, 전통적인 Offline 신선 식품 판매장처럼 신선 식품이 냉장 시설과 매장 전시 시설을 오가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그리고 배송 또한 신선도 유지를 위해 교통 체증이 심한 낮이 아닌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만 배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주문을 받음으로써 중간 유통상의 마진을 제거하여 가격을 낮추고, 또한 원재료 공급자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원재료 수급 가격을 매우 낮출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 과정을 통해 Fresh Direct는 '가장 신선한 식품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그들의 미션을 달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고의 전환이야말로 혁신의 시작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길은 어딘가에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가 알려고 노력을 안했거나, 아니면 그 길을 무시했거나 아니면 길인지도 몰랐거나 그랬을 겁니다. 

2010년 6월 29일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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