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삶

낙서장 2012. 9. 18. 18:29

오픈 소스 GIS를 장려하고 홍보하는 OSGeo(Open Source GeoSpatial)는 지난 2006년 2월에 시카고에서 창설되었다. 이 때 OSGeo의 창설을 주도하고 창설 이사를 역임했으며, 이후에 2008년부터 올해 8월까지 OSGeo의 대표를 역임한 이가 바로 Arnulf Christl이다. 


Arnulf는 OSGeo의 설립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OSGeo와 Open Source GIS의 활성화에 정말로 많은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는 OSGeo와 관련된 활동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는 WhereGroup이라는 회사의 대표이사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OSGeo의 활동에 더 집중하기 위하여 대표이사를 그만두고 이후 개인 기업인 MetaSpatial을 창업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Open Source GIS와 관련된 거의 모든 행사에 참석하여 오픈 소스 GIS와 OSGeo에 대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많은 이들의 추측과 다르게 그는 OSGeo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사실상 어떤 금전적인 지원이나 급여도 OSGeo 재단으로부터 받지도 않았으며 요청하지도 않았다. OSGeo로부터 그런 경비를 환급받을 수 있었음에도 말이다. 작년에 그가 한국에 왔을 때 항공료를 OSGeo 한국어 지부가 환급해 주려고 했을 때, 그 돈을 차라리 OSGeo 한국어 지부의 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게 어떻게느냐고 조심스럽게 나에게 제안하던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Arnulf를 초청하는 곳에서는  항공료와 호텔비를 제공하지만, 그 외 일상적인 경비는 제공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어떤 경우에는 예산 문제 상 항공료와 호텔비를 제공하지 못한 곳도 있었는데, 이런 경우에도 그는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면 개인 경비로 해당 행사에 참석하여 매우 열정적인 어조로 Open Source GIS와  OSGeo를  장려하고 홍보하였다. 


많은 이들은 그의 이런 헌신적인 활동에 감사하면서도 그가 어떤 식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고 사실 관심도 없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그가 MetaSpatial이라는 그의 개인 기업의 컨설팅 사업을 통해 나름의 생활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 추측하였을 뿐이었다. 


오늘 나는 우연히 Arnulf의 개인 블로그(http://arnulf.us/sevendipity/archives/53-Whats-this-new-job-about.html)를 방문하게 되었고, 그가 지난 9개월 동안 단 한 푼도 벌지 못한 채 생활해 왔음을 알게 되었다. 그 스스로 왜 자기가 돈 한 푼도 벌지 못했는지에 대해 그의 블로그에 기록해 놓았으니 그의 삶에 대해 내가 여기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다만, 이번에 그가 영국의 Ordnance Survey와 컨설팅 계약을 하고 다시 정상적인(?) 삶을 꾸려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다행스러워 보인다. 


열정과 삶. 지금 마시는 커피만큼이나 왠지 모를 씁쓸함이 뒤에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2012년 9월 18일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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