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크(York)를 다녀왔다. 


요크(York)를 한 마디로 정의해 보자면 '작고 아담하면서도 다채로움을 간직한 아름다운 역사 유적 도시'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여기도 맨체스터 근처의 체스터(Chester)나 노리치(Norwich)처럼 전형적인 역사 유적 도시다. 구도심이 옛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점은 체스터와 같다. 개인적으로는 요크(York)가 체스터(Chester)나 노리치(Norwich)보다 더 깊고 풍부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요크(York)라는 지명이 'Jorvik'이라는 바이킹 말에서 왔다는 사실도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알았다. 9세기 경에 바이킹이 이곳에 왕국을 건설하고 한 2백년 간 통치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바이킹이 원래 넘어왔던 덴마크와의 활발한 무역을 통해 도시의 번영을 이끌기도 했다고 한다. 그 전 2세기 경에는 로마의 주요 거점 도시로 건설된 뒤 로마와 함께 영욕을 경험한 도시이기도 했다. 그만큼 다채로운 여러 역사적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는 의미다. 


아래는 클리포드 타워(Clifford's Tower)다. 타워 주변 잔디에 참 오리들이 많다. 그래서 참 많은 오리의 응가들이 있다. 잔디밭으로 들어갈 때 주의 필요. ㅎ 


클리포드 타워로 올라가는 계단 쪽 모습. 여기도 English Heritage로서 입장료를 받는다. 우리 가족은 English Heritage Family 회원이어서 물론 무료로 입장을 했다. 


잉글리쉬 헤리티지(English Heritage) 소개


혹시나 잉글랜드에 오래 체류하거나 혹은 15일 정도 여행하면서 잉글랜드의 여러 역사 유적을 돌아볼 요량이라면 English Heritage에 회원으로 가입하기를 권해 드린다. English Heritage에 대해서 1년 간 입장료가 무료다. 그리고 교외 유적 등에 대해서는 많은 경우 주차비도 면제 받는다. 회비가 좀 되기는 하지만 괜찮은 English Heritage 몇 곳만 다녀와도 사실 본전은 뽑는다. 특히, 가족 회원, 경로회원, 혹은 해외방문자패스 등 다양한 종류의 가입 방식이 있으니 자신의 여행 목적에 맞게 골라서 이용하면 된다. 잉글리쉬 헤리티지에 대해 궁금하시면 https://www.english-heritage.org.uk/ 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잉글리쉬 헤리티지 회원 종류와 1년 회비. 가족 회원은 Joint Adult에 해당하며 1년에 86 파운드를 낸다. 부부와 자녀가 함께 이 금액으로 잉글랜드 전역의 약 400 곳의 헤리티지를 1년 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영국에 여행 목적으로 입국을 해서 단기간 동안만 잉글리쉬 헤리티지와 같은 옛 유적을 중심으로 여행하고 싶다면 아래와 같은 OVP(Overseas Visitors Pass)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클리포드 타워 내부 모습. 계단을 통해 맨 위층 난간까지 올라가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다. 요크의 전체적인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클리포드 타워 맨 꼭대기 난간에서 바라 본 요크 민스터의 모습. 우측편에 복원 공사 중인 게 보인다. 


클리포드 타워 꼭대기 난간 쪽에서 바라본 타워의 내부 모습. 우측 편에 동그랗게 보이는 게 옛 우물이다.


역시 클리포드 난간 쪽에서 바라본 모습.


클리포드 타워는 아래 사진처럼 예전에 요크 성과 연결되어 있었다. 예전의 이 모습은 대부분 사라지고 이제 남은 건 겨우 클리포드 타워의 유적 정도다. 


현재 옛 요크 성의 자리에는 요크 성 박물관(York Castle Museum)이 자리잡고 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건물들이 요크 성 박물관 건물들. 


여기서부터는 요크 성 박물관(York Castle Museum)이다. 요크 성 박물관의 입장료는 성인 1명당 무려 8.5 파운드나 한다. 제법 부담되는 금액인데, 10파운드를 내면 요크 성 박물관과 요크셔 박물관(Yorkshire Museum) 2곳을 동시에 1년 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당연히 우리 가족은 10파운드짜리 1년 회원권을 구매했다. 왜냐면 곧 다시 올 일이 있으니까. ㅎ 


요크 성 박물관은 옛 요크와 잉글랜드의 생활상을 많이 재현해 놓았다. 아래는 시골 집의 내부 모습을 재현해 놓은 것. 


이건 근세 때 제법 잘 나가는 집의 저녁 식탁을 재현해 놓은 모습. 


여기는 1950년대 영국 중산층의 사는 모습을 재현해 놓은 것. 1950년대면 한국은 한국전쟁의 참화 후 한참을 가난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인데 그때 이미 이런 생활 수준을 누리고 있었다는 게 사실 조금 부럽기도 했다. 


장례식 운구 모습 재현. 


여기는 Kirkgate라고 빅토리아 시대의 한 거리를 재현해 놓았다. 


당시의 자전거. 빈폴이 생각나서... 


번화가의 모습이라고 보면 된다. 다양한 상점과 경찰서 등이 함께 있다. 거리에는 마차가 붐비고. 


이 박물관에서는 빅토리아 시대의 아름다운 거리 모습만 재현해 놓고 있지는 않았다. 여기는 빅토리아 시대의 뒷골목을 재현해 놓은 곳. 이 골목으로 들어서면 지린내가 우선 풍긴다. 당시의 공동 화장실을 한 곳에 재현해 놨는데 이곳에서 실제 냄새가 난다. ㅎ 사진으로는 잘 느낌이 안 사는데 실제 이곳을 가 보면 당시 가난한 사람들이 얼마나 불결하고 어두운 곳에서 생활했는지가 바로 느껴진다. 


뒷골목의 한 가정집. 3평 남짓한 단칸방에 침대와 식탁 그리고 요람이 있다. 


효과음으로 아기의 울음과 깊은 기침 등이 흘러 나온다. 대영제국의 밝은 이면에는 이렇게 비참한 삶을 살았던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있었던 것이다. 사실 어찌보면 공산주의도 영국에서 태동했다고 볼 수 있으니까. 여기를 보다보니 마르크스가 떠오르더라는...


역시 Kirkgate 빅토리아 거리. 


당시의 한 가게에서 빅토리아 시대의 모자를 써 보는 딸아이.


빅토리아 시대의 학교 교실 모습. 


역시 같은 Kirkgate 거리인데 저 앞에 보면 1767년부터 장사를 했다는 과자 가게 간판이 보인다. 근데, 들어가보니 실제로 점원이 과자를 팔고 있다. ㅎ 딸아이가 초콜렛을 사겠다고 우겨서 80p 짜리 초콜렛을 하나 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80p 짜리 초콜렛 하나 사들고 기쁜 마음에 요크 민스터 벽화 앞에서....


아래 사진은 1920년대의 요크 모습이다. 지금과 제법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클리포드 타워 우측의 건물은 현재 존재하지 않으며 해당 장소는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역시 사진에서 보이는 성벽도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요크 성은 성으로 이용되다고 성으로 이용 목적이 다하고서는 감옥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노리치 성 같은 경우도 성으로 이용되다가 근세에는 감옥으로 이용되었는데 요크 성도 마찬가지였던 모양. 


1831년 당시에 이 감옥에 수감되어 있었던 이가 감옥의 벽에 그린 낙서 혹은 그래피티. 23세의 나이에 어떤 이유로 이 감옥에 갖혔을까 그리고 그 한창의 나이에 어떤 생각을 하며 이런 그림을 남겼을까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역시 죄수가 남겨 놓은 그래피티. 


이곳은 옛 수감실마다 당시 실제 수감되었던 죄수의 스토리를 들려주고 있었다. 이 여인은 요크셔 역사상 가장 마지막으로 화형당했던 여인. 18세기까지 화형이 존재했다는 사실에 조금은 충격을 받았다. 


1960년대 전시실. 색감에서 엔디워홀이 느껴진다. 사진에서 그를 한 번 찾아보시기를... 


1960년대가 어찌보면 정말 혁명적인 한 시대였던 듯... 


주크박스. 실제로 연주가 된다. 음악이 나오는 중에 찍은 사진임. 나이가 나보다 더 많다. ㅎ 


요크 성 박물관(York Castle Museum)은 야외 강가로도 연결이 된다. 야외에서 딸과 아내. 


강가 가는 길에 남아 있는 옛 성의 흔적들.


강가의 방앗간. 잘 보면 방아가... 


1920년대 사진과 비교해 보면 90년만에 참 많은 변화가 요크 성 주변에도 일어난 듯하다. 여하간 이날 비가 어찌나 내리든지... 


2014년 6월 9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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