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양 만들기

낙서장 2014. 6. 27. 01:46

가끔 희생양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때가 있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이 마치 유병언 한 개인에게 있는 듯한 최근 정부 분위기와 알제리전 참사의 모든 책임이 마치 박주영 개인에게 있는 듯한 사회적 분위기를 보며 더 이 단어가 떠오른다. 

알제리 전만 보자면 4골을 내 준 수비진이 가루가 되도록 까여야 하는 것 같은데 이상스레 모든 비난의 화살은 공격수인 박주영을 향한다.(박주영이 잘 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세월호를 보더라도 그런 불법적인 상시 과적과 비정상적인 선박 개조가 발생하도록 방치 혹은 묵인한 정부 당국이 1차적으로 가루가 되도록 까여야 할 것 같은데, 최근에는 그냥 이 모든 참사의 시작과 끝은 그저 유병언일 뿐이다. 아마도 유병언의 체포와 함께 세월호 사건도 종료될 것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그닥 보이지 않는다. 책임 지고 사퇴한 총리도 컴백하는 마당에.... 

한 놈 잡아 희생양 삼으면 심리적으로나 단기적으로나 편하기는 하겠지만, 과연 그런 식의 접근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의문이 든다. 하지만, 대중들은 언제나 '희생양'을 원한다는 것이 함정이기도 하다. 이건 마치 로마 시대 때 원형경기장에 검투사가 필요했던 이유와 마찬가지...


2014년 6월 27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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