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와 음악 이야기
딸과 함께 할 수 있는 음악이 많아졌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SM타운 소속 아이돌과 소녀시대에만 관심을 가지던 아이가 요즘은 음악적 관심사를 넓혀가고 있다. 흐믓하다. 애가 얼마 전 내 휴대전화에 에미넴의 음악을 모아놨다. 내 차로 어디 이동할 때 들으려고 정리해 놓은 것. 또 다른 건 뭐가 있나 봤더니 아델도 있고 퀸도 있고 비틀즈도 있고 빌리 아일리쉬도 있고 알란 워커도 있고 여하간 외국 곡을 여럿 넣어놨다. Flo에 돈 내면서 K-Pop만 듣는 건 돈 아깝다는 생각이 어느 날부터 들었다고.
에미넴을 특히 좋아하는데 Rap God을 부르는 에미넴의 랩이 얼마나 빠르고 대단한지 재잘거리기도 한다. Lose yourself가 나올 때면 차 속에서 노래를 따라부른다. 한국 떼창 문화의 저력을 내 가족에서부터 느끼고 있다. 에미넴이 왜 한국에서 머리 위 하트를 그렸는지 이해가 된다. .
애랑 이야기하며 나도 애가 모르는 그룹을 소개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Linkin Park와 Rage Against the Machine, 그리고 Limp Bizkit을 소개해 줬다. Linkin Park 음악에는 감동한 눈치인데 왜 가사가 다 슬프고 우울한지 잘 모르겠다고 투덜거리기도 한다. 메인 보컬인 체스터 베닝턴의 자살이 이런 가사와 관련 있는지 묻기도 한다.
과학자보다 페기 구 같이 DJ를 하거나 SM 전속 작곡가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말을 건넸더니 여하간 자신은 천체물리학자 하면서 음악도 함께 할 거란다. 딸 사춘기에 그나마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주제 하나는 가진 셈이다.
2021년 10월 15일
신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