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육아일기
크리스마스 선물
뚜와띠엔
2024. 12. 30. 22:34
어제 크리스마스라고 친구들하고 대전 은행동에서 오후 내내 놀고 오더니 갑자기 애가 저녁에 말을 붙인다.
"엄마아빠가 제 엄마아빠여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갑자기 왜?"
"우선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시고, 제가 이상한 이야기해도 개방적인 자세로 잘 들어주시고, 또 정치에 항상 관심을 가지라고 충고해 주시고, 무엇보다 똑똑한 머리를 물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해 봤는데 제가 머리가 좋은 건 엄마아빠한테 물려받은 탓이 큰 것 같습니다."
"지능 유전율이 0.8 그러니까 80% 정도 되니까 틀린 말은 아니지."
"근데 예전에는 왜 제가 그렇게 엄마아빠한테 짜증 내고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사춘기고 호르몬 영향 때문에 그랬지 뭐."
"아무리 호르몬 영향이라고 해도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심했는데."
"그게 바로 호르몬 영향이야."
"아무튼 엄마아빠가 제 엄마아빠여서 전 참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응. 엄마아빠도 우리 딸이 엄마아빠 딸이어서 너무 행복해요."
2년 넘게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긴 사춘기가 끝나가는 느낌이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딱이다. 이제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근데, 어제 놀고 들어오더니 바로 감기 걸려서 앓아누웠다는 게 함정. ㅠㅠ
2024년 12월 26일
신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