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인지 세월호 사고 탓인지 아니면 영국 살 때 습관이 남아선지 모르겠는데 요즘 한국 살며 안전과 관련해 계속 스트레스 받아 못 살 지경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만 보더라도 내가 아파트 방화문을 닫아놔도 왜 누군가 다시 열어 놓는지, 비상 시 탈출 통로인 아파트 계단을 왜 자전거나 유모차 주차장으로 쓰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아파트 관리실에 이야기하면 관리실에서 방송 한두 번 하고 알림판에 관련 게시물 붙이고 그걸로 끝이다. 뭔가 바뀌는 게 없다. 도로에서는 도대체 왜 앞차인 내가 뒷차와의 간격을 고민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도로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안전모나 안전화, 경광복을 착용 안 한 사람이 왜 그리 많은지도 잘 모르겠다. 주차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아니 뒤로 차를 주차하느라 아직 차가 멈추지도 않았는데 그 앞으로 쌩하고 지나가는 차는 뭐며 지하주차장에서 마치 레이싱이라도 하는냥 속도내는 차는 또 뭔지 모를 일이다. 어린애들이 안전장구 없이 자전거나 인라인 타는 것도 부지기수고. 정말 궁금한 게 애들 수업 보면 안전교육이 꽤 많던데 왜 애들은 그딴 걸 다 무시하는 걸까? 이 모든 게 정부와 정권 탓일가? 글쎄...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언급한 안나 카레리나의 법칙은 안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마찬가지로 리비히의 최소량 법칙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은 경고를 준다. 모든 조건을 갖췄더라도 어느 한 가지라도 어긋나면 불행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그 어긋난 어느 한 가지가 바로 안전불감증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이야기는 속담이 아니라 진리다.


2017년 5월 24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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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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