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44735.html>


한겨레21에 실린 이 기사는 방송민주화니 노동해방이니 모두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위선일 뿐임을 잘 드러내고 있다. 착취 사슬의 맨 끝단에 있는 을, 병, 정 또는 협력업체의 처절한 노동환경에 대해서는 눈길도 주지 않는 이들이 '민주'와 '정의', '공정'을 부르짖으니 그 울림이 공허하고 힘이 없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2018 한국경제 대전망'이라는 책을 보면, 후발주자인 한국 자동차산업이 어떻게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는지 그 원인을 분석한 일본 보고서가 언급돼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산업은 임금수준, 노동생산성이라는 두 측면에서 일본에 뒤지고 있지만(쉽게 말해 일본보다 임금을 더 많이 받지만 생산성은 떨어진다는 이야기), 중간재 가격이 낮아 이 둘을 보충하며 일본과 경쟁하고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한국 경제학자들은 한국 자동차 회사에 공급되는 중간재 가격이 낮은 이유를, 별다른 근거 제시 없이, 한국 자동차 회사의 발빠른 세계화(Global SCM)에서 찾고 있던데 내 생각은 좀 달랐다. 중간재 가격이 낮은 이유는 협력업체나 하청업체를 쥐어짰기 때문일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느껴서다. 광주 기아자동차 정규직 평균 연봉이 1억원인데 1차 협력기업 평균 연봉은 4,700만원이며 2차 협력기업 평균 연봉은 2,800만원이라는 사실이 과연 한국 자동차산업의 발빠른 글로벌 공급망 완성의 결과일까?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8172152485&code=940702)참조 


페북 타임라인에 영화 '1987'에 대한 감상평이 자주 올라온다. 그 시절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하며 느꺼워하는 이들의 몇몇을 보며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그들에게 '1987'은 그저 무용담이거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주는 훈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앞에서는 '민주'니 '정의'니 '공정'이니 하는 거대 담론을 외치면서도 돌아서서는 아무 거리낌없이 주변 사람들이나 주변 회사들을 함부로 대하는 그 이중적인 태도가 역겨워서다. 허리상학적 낮의 문화와 허리하학적 밤의 문화가 어떻게 그렇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다.


적폐청산하고 싶은가? 먼 곳에 있지 않다. 한겨레21 표현대로 내부 착취구조 없애는 게 진짜 적폐청산이고 동일노동에 동일임금 주는 게 적폐청산이다. 머슴살이하지만 그래도 나는 마당쇠보다 조금 더 받는다고 자위하는 게 그렇게 행복한가? 뭐, 그럼 계속 그렇게 살든가...


2018년 1월 11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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