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귀국한 김에 오늘 오랜만에 여동생집에 다녀 왔습니다. 


동생 아들래미가 지금 초등학교 1학년이고 이제 3월이면 초등학교 2학년 올라갑니다. 


동생이랑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한국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이제 과욕을 넘어 아동 학대와 차별의 수준에 이른 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엄마들 사이에서 초등학교 1학년한테 7개의 학원을 보내고 매일 밤 11시에 애들을 재우는 게 당연시된다는 이야기와 제 조카는 맞벌이 부모를 둔 애지만 그나마 괜찮은 아이로 엄마들이 그럭저럭 인정해 준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서는, 이건 그냥 집집마다의 차이로 받아들일 문제가 아니라 학대와 차별의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이미 1학년 일진(!) 어머니들 사이에서는 2학년 선생님이 어떤 분들이며 그 분들의 특성에 따라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는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어떤 기시감마저 들었습니다. 


예전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자신의 성적 부진을 꼭 정보 부족이나 선생님과의 유대감 부족으로 연결시켰던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여동생이랑 이야기하다가 어떤 식으로 조카의 미래 방향을 잡아주면 좋겠냐고 물어봐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어차피 사업이든 인생이든 차별화가 핵심이다. 내가 봤을 때 이제 한국 사회에서 공부 정말 잘해서 차별화하기는 거의 막장 수준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렇게 거의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공부라는데 목 매달 때 차라리 애가 좋아하는 게 뭔지 찾아서 그런 데 신경 쓰는 편이 더 나을 거다. 남들 따라해서 얻는 건 거의 없다. 항상 덜 떨어진 사람들이 레드오션에서 승부한다."


2015년 1월 18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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