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이런 글을 남겼는데 상황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큰 틀에서 바뀐 건 없어 보인다. RFP의 내용은 요구사항분석이라는 과정에서 끝없이 확장되며 중간중간 윗분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성 쇼는 본래 개발 내용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개발 과정에서 초과 지출되는 업체의 인력과 자원은 의심의 여지없이 프로젝트의 일부로 당연하게 여겨진다. 복잡하고 험난한 과정을 거쳐 개발의 종착점에 다다르면 이제 고객은 업체의 초과 지출이나 현실과 맞지 않는 RFP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RFP 자구 하나하나의 완료 여부를 따지기 시작한다. 소프트웨어 하나 만든 뒤 중복성 방지라는 명목으로 여러 기관이 돌려쓰거나 여기저기 확산시키는 건 정부나 공공기관의 오랜 관행 중 하나다. 그러면서 한켠에서는 한국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을 위한 의견 수렴과 제도적 보완이라는 형식적 수레가 건조하게 돌아간다. 희망이 있을까? 10년 전 바램처럼 바뀌기는 바뀔까? 요새 고민하는 주제다.

 

2021년 3월 27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