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깜란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어머니 팔순을 맞아 두 여동생네까지 열 식구가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주 전 어머니께서 팔 접합 수술을 받으시고 회복이 더뎌 걱정이 많았지만 어머니께서 출발 이틀 전에 기적적으로 원기를 되찾으셔서 여행이 가능했다. 앞으로도 항상 건강하시고 평소처럼 즐겁게 사시기를 기원드린다. 
 
이번에 깜란에서 묵은 곳은 셀렉텀 노아 리조트였다. 올인클루시브(All Inclusive)로 예약했다. 아침, 점심, 저녁, 간식 고민 없이 그냥 리조트에서 쉬다가 놀다가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음식 골라 먹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대가족이 함께 움직이는 가족여행 같은 경우 이런 올인클루시브 옵션이 좋지 않나 싶다. 
 
셀렉텀 노아 리조트는 가족 여행지로 꽤 매력적이었다. 우선 해변을 끼고 있어서 바다 접근성이 좋고, 자체 아쿠아파크가 있어서 애가 있는 집일 경우 신나게 놀 수 있다. 수영장도 3곳이라 때때로 골라서 즐길 수 있다. 요일마다 폼파티나 이런저런 공연을 해서 큰 고민 없이 그냥 리조트에서 푹 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한국 사람을 위한 전용 VIP 라운지에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도와준다. 
 
셀렉텀 노아 리조트의 식당은 3곳이다. 본관 2층에 메인 식당, 에스아레나 옆의 노아펍, 그리고 빌라동 쪽에 빌라 레스토랑이 각각 있다. 노아펍은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 아침과 저녁에는 2층에서 라면을, 점심에는 짜빠게티를 제공해 주고 있었다. 한국인들에게는 아무래도 노아펍의 음식들이 입에 맞는 듯 보였다. 

 
특정 요일 오후 4시부터 이렇게 본관 풀장에서 신나는 음악과 함께 폼파티를 연다. 

 
정원을 나름 아기자기하게 잘 가꿔놨다. 

 
리조트 곳곳에 꽃들이 한창이다. 

 

 
아쿠아파크는 하루 종일 여는 건 아니고 오전과 오후 각각 정해진 시간 동안 운영한다. 근데 지쳐서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히 재밌게 즐기고 놀 수 있다. 오후 3시부터 아쿠아파크에서 놀다 지칠 때쯤 메인풀장으로 오면 폼파티한다. 

 
에스아레나에서 밤에 폼파티를 하기도 한다. 자세한 요일과 시간은 체크인할 때 주는 유인물을 참고하면 된다. 

 
어머니 생신이리고 미리 리조트에 알렸더니 이런 케익 선물을 받았다. 

 
하루는 3대가 함께 티셔츠 맞춰 입고 리조트와 나트랑을 돌아다녔다. ㅎ 

 
셀렉텀 노아 리조트에서 나트랑(롯데마트가 있는 골드코스트)을 오가는 무료 셔틀이 있다. 출발은 정오에 한 번하고 돌아오는 편은 골드코스트에서 오후 4시와 밤 9시인가 이렇게 두 편이 있다.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미리 예약해야 한다. 하루는 나트랑에 있는 힌두사원인 포나가르 사원 (Ponagar Cham Tower)을 방문했다. 

 
그래도 더운날에는 역시 시내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리조트에서 시원하게 쉬는 게 짱이다. 나트랑에서는 담시장, 약국, 롯데마트 등에서 이런저런 쇼핑을 하기도 했다. 

 
하루는 점심 먹고 오후 내내 애와 함께 바닷물에서 놀았다. 수영도 하고 물장구도 치고 파도도 탔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대화하며 보냈다. 학교 이야기, 친구 이야기, 꿈 이야기, 엄마아빠 연애 이야기, 아빠네와 엄마네 비밀스런 가족사 같은 이야기도 했지만, 외계인 같은 시답지 않은 주제로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 부모자식간의 특별한 대화 자리가 아니라 파도가 일렁이는 이런 곳에서도 이렇게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구나 둘 다 놀랐다. 애는 갈라파고스 같은 한국 사회의 폐쇄성, 문제 푸는 기계를 양산하는 한국 교육 시스템, 한국 핵무장의 최적기 등에 관해 날카로운 비판과 주장을 거침없이 해대기도 했다. 설익은 느낌이지만 전체적인 방향에는 공감할 수밖에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와 엄마에 대한 감사, 무엇보다 엄마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연신 언급해 기특하기도 했다. 4시간 넘게 바닷물에서 놀았더니 둘 다 얼굴이 벌겋게 익었다. 애는 태닝한 셈 치기로 했고, 나는 낮술 마신 셈치면 된다.

 
2024년 7월 21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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