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암스테르담에 발표하러 갔을 때가 떠오른다. 


내 발표 뒤 주된 관심사는 내 발표주제에 관한 것이 아니라 두 번째 한국 전쟁이 일어날지 말지에 관한 것이었다. 시리아와 비교하며 이야기를 건네는 친구들의 걱정을 인정하면서도 묘한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게 작년 말 내 우울증의 커다란 원인기도 했다. 두 번째 한국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나는 너희랑 크게 상관없지만 난민이 생기면 인도주의적으로 챙겨주겠다는 그런 당연주의적 자세 같은 게 불편하게 느껴졌다랄까? 사실 꽤나 불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삶은 언제나 단순하다. 스스로 개척하는 길밖에 없다. 남과 북은 형제였고 우리가 다르게 살 이유가 없다. 캐나다와 미국처럼만 살더라도 이미 우리는 하나다. 지금은 통일이 아니라 평화와 교류를 이야기할 때고, 통일은 목적이 아니라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2018년 4월 28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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