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8 게임을 하고 있는데 딸아이가 와서 물어본다. 아스팔트1 게임을 하고 싶다고.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가장 최신의 것만 사용해서 옛날 프로그램은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구한다 하더라도 아마 이제는 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딸이 묻는다. 옛날 사진들은 다 컴퓨터에 쌓여 있고 볼 수 있는데 왜 옛날 프로그램은 그럴 수 없냐고. 맞다. 소프트웨어는 왔다가 간다. 우리는 항상 최신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뿐이다. 더 나은 소프트웨어가 나오면 버젼업을 하며 과거 소프트웨어와 결별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데이터는 항상 그곳에 남는다. 생산하는 프로그램이 바뀌고 저장 방식(포맷)이야 변화하겠지만 어쨌든 과거부터 지금까지 있었으며 또 미래에도 쭉 있을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걸 읽거나 해독할 수도 있을 것이며. 그래서, 과거(역사) 데이터나 시계열 데이터라는 용어도 있고 그 용어가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거다. 시계열 프로그램 혹은 과거 프로그램이라는 용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모두들 변화를 이야기한다. 급격한 기술 발달로 미래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예측하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여러 주장과 담론들이 곳곳에 넘쳐난다. 지능의 정의가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능력'이라고 하니 어쩌면 지능 있는 동물로서 당연한 행동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문득, 이런 의문이 하나 들었다. 어쩌면 기술도 이렇게 왔다가 또 갈 텐데 결국 우리에게 남는 건 무엇일까 하는 의문 말이다. 4차산업혁명이 이뤄지면, 이제 인간은 충분히 자유롭고 풍요로우니 더 불편하고 더 가난한 세상을 달라고 주장하게 될까? 스마트시티가 극강으로 발전해 너무 쾌적하고 살기 좋다며 이제는 덜 쾌적하고 더 불편한 공간을 달라고 하게 될까? 상품들이 너무 싸고 품질이 좋으니 제발 가격도 올리고 품질을 떨어뜨려 달라고 할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속에서 10년 뒤 아니 그 뒤에도 변하지 않을 가치를 지닌 그 무엇을 구별해 낼 수 있는 능력, 어쩌면 그런 통찰력이 지금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었다.
2017년 2월 9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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