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31391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본 작품이다. 나나 아내나 딸이나 영국 살았던 기억이 떠올라 무심코 시청하다 한없이 빠져들고 말았다. 강추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과 불행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영국 노동자 가정의 삶을 다큐멘터리처럼 그려내고 있다. 택배기사 주인공이나 간병인인 부인, 그리고 그 자녀들의 삶을 그대로 한국으로 옮겨놔도 현실이 다를 게 하나 없다. 한 가정의 삶을 그저 들여다볼 뿐인데도 영화 내내 눈을 잡아끄는 힘이 있다. 긱 경제(geek economy)와 비정규직 노동으로 대표되는 현대 자본주의가 어떻게 개인을 넘어 가정과 공동체까지 파괴하는지 잘 드러낸다. 선진국 영국의 어두운 사회상을 영화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장면의 울림이 크고 길다. 과연 현대 자본주의는 지속가능한가? 원제 'Sorry, We Missed You'는 중의적이다. 물건을 제대로 배달하지 못 했다는 주인공의 메모이자, 이런 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 하고 놓친 우리 사회를 동시에 의미한다.
2020년 8월 9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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