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번에 한 번 이야기했는데 요즘 오픈스트리트맵에 강경을 그리는 중이다. 오늘 강경을 그리다 묘한 동네를 하나 발견했다. 특정 구역만 누가 가게 이름과 함께 촘촘히 매핑을 해놨다. 접근 골목도 허가된 경우만 통행 가능하다고 나온다. 구역의 속성을 보니 홍등가다. 논산의 마지막 성매매 집결지 ‘소쿠리전’이라는 곳이다.
오픈스트리트맵이 이렇다. 공식 지도에는 등장하지 않고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정보도 다 이렇게 그리고 노출한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지도와는 지도 제작 접근법 자체가 다르다.
전통적으로 지도는 권력과 자본이 있는 소수 기관의 전유물에 가까웠다. 대규모 지역을 측량해 지도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자, 복잡한 장비, 대규모 자금, 관리 조직 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가 지도제작기구나 민간 지도회사는 자신들의 기준에 따라 선별한 정보만을 지도로 제작해 제공해 왔다.
오픈스트리트맵은 이와 정반대다. 무엇을 그리고 무엇을 지도에 담을지를 결정하는 조직 자체가 없다. 그냥 누구나 그리고 싶은 지형지물을 오픈스트리트맵에 담으면 된다. 지도에 대한 깊은 지식도 복잡한 소프트웨어도 고가의 장비도 필요 없다.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와 웹 브라우저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남는 시간에 그냥 조금씩 자신의 관심사를 지도에 그리면 된다. 자신의 관심사를 지도에 담는다는 점에서 오픈스트리트맵은 가장 개인화된 지도 서비스다. 전 세계 홍등가 정보만을 추출해서 개별 지도로 만들 수도 있다. 오픈스트리트맵에서 '암스테르담 홍등가'를 검색해 보면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될 게다.
공식 문서나 지도에 등장하지 않는 생활사를 연구하는데도 오픈스트리트맵이 도움이 된다. 오픈스트리트맵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화 상황을 시계열 데이터셋으로 갖추고 있어 필요한 시점의 정보만을 추출해 활용하면 된다. 무엇보다 날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지구 상의 변화를 거의 준실시간으로 반영한다. Human-as-a-Sensor의 진정한 사례다.
지도는 더 이상 권력과 자본이 위에서 내려다보며 만드는 선택적 시선이 아니다. 오픈스트리트맵은 그 지역을 살아가는 이들의 눈높이에서 삶의 냄새와 흔적과 신산함까지 담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오픈스트리트맵은 그 복잡함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 오픈스트리트맵의 가치다.
2025년 7월 12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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