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Source : http://www.it.co.kr/news/mediaitNewsView.php?nSeq=2761278&nBoardSeq=60>
몇년 전부터 논의되던 것인데 이제 정책적으로 뒷받침이 되려나 보네요. 저도 작년에 이와 관련된 미래부 회의에 다녀온 기억이 있습니다.
이 기사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한국의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세계 2위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만, 그 성과의 상용화 비율은 경쟁국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원인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있습니다만, 그 중 현재 한국의 국가R&D 모델이 전형적인 폐쇄적 선형 모델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은 설득력을 얻고 있는 편입니다.
어떤 아이템 하나 발굴해서 소수의 전문가에게 국가적으로 많은 자원을 투입하면 당연히 좋은 R&D 성과물이 나올 것이며, 그 R&D 성과물이 다시금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모델이죠.
하지만, OECD의 국가혁신체계(National Innovation System)에 대한 보고서와 부즈 알렌 컨설팅의 보고서를 보더라도 실제 이런 모델이 잘 작동하지 않음이 실증적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 국가의 혁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R&D 자체에 대한 투자량이 아니라, R&D에 참여하고 있는 참여자 및 주변 관계자들의 상호작용과 지식순환이라고 합니다. 즉, R&D 관련 지식과 정보가 다른 곳과 더 많은 사람에게 흘러 넘쳐야 혁신이 이뤄진다는 것이죠. 부즈 알렌 컨설팅도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의 R&D 투자량이 증가할 수록 기업의 혁신역량이 꼭 증가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과거처럼 지식과 정보가 소수에 집중되어 있을 때는 폐쇄적 선형 모델이 힘을 발휘했겠습니다만, 지금처럼 고급 지식과 정보가 대중화된 시대에는 R&D에 다수의 지식과 경험을 빠르게 반영시키고 또 되돌려 주는 편이 더 혁신적일 것입니다.
시정잡배들이 만드는 백과사전 쯤으로 여겨졌던 위키피디어가 전문가 지식의 보고처럼 여겨졌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파산 직전으로 몰고 갔고, 사용자 참여 지도인 오픈스트리트맵이 애플 지도 서비스의 근간 지도로 사용되며, 얼굴도 모르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함께 모여 개발하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가 상용소프트웨어 못지 않게 때로는 더 높은 품질을 보여주는지, 그 이유를 곰곰히 되돌아 볼 때입니다.
특히나 국가R&D는 그 수혜자가 모든 국민이 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런 오픈 소스로의 전환이 맞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4년 10월 17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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