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에 '공간정보분야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한 워크샵'이라는 행사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개최되는가 보다. 행사 준비하시는 분들을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고 또 준비하시느라 고생하신 걸 알지만 그래도 쓴소리를 몇 자 적어보자.

1. 이 행사는 학회가 주도할 행사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학회가 미래먹거리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회는 국내외적 학문 발전과 그 성과 공유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 공간정보분야 먹거리가 사라지면 관련 전공이 사라지고 그러면 학회도 위축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회는 그 본원적 역할인 연구 활동과 학문 후속 세대 육성에 힘쓰는 편이 낫다. 더불어 대학원 시절부터 21년 가량 학회를 지켜봤지만 학회가 산업계의 정확한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잘 인식하고 있다고 느꼈던 기억은 거의 없다. 학계에서 이게 미래먹거리라고 주장해도 따라가는 업체도 없다.

2. 산업계 패널이 거의 없다. 행사 프로그램을 보면 알겠지만 지오맥스와 공간정보기술을 제외하고는 모두 학계 아니면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공공기관 직원이 주로 참가하고 있다. 미래먹거리라는 게 학계나 공공기관이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미래먹거리라는 게 결국은 고용이나 성장과 연결되는 문제일 텐데 이 부분은 산업계가 가장 본능적으로 잘 느끼고 있다. 어떻게 하면 안 망하나를 날마다 고민하는 게 바로 산업계다. 미래먹거리는 결국 산업계가 만들 수밖에 없는데 산업계의 기여와 역할을 낮게 본다는 것 자체가 전형적인 탑다운식 발상에 다름 아니다.

3. 좁은 땅에 학회가 너무 많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학회를 보자. 한국지형공간정보학회가 주최하고 한국공간정보학회와 한국지리정보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배움이 부족한 나로서는 이 세 학회가 본질적으로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한 학회에 후원하거나 발표하면 비슷한 요청을 다른 학회로부터도 받으니 사업하는 처지에서 참 난감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4. 더불어 이 좁은 땅에 공간정보 담당하는 공공기관이 너무 많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LX국토정보공사, LH공사, 국토지리정보원, 공간정보산업진흥원, 국토연구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건설기술연구원, ETRI 등등. 관련 공공기관들은 자신들의 존재 의의를 증명하기 위해 각종 정책과 사업에 게이트키퍼로 기능하며 시장의 자율성과 효율성를 떨어뜨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각 대학 공간정보관련학과 우수학생들이 모두 공공기관만을 선호하는 현실에서 파괴적인 미래먹거리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솔직히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행사를 잘 치르고 좋은 성과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8년 9월 29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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