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코칭 생각

낙서장 2025. 2. 28. 21:41

스포츠 스타 옆에는 뛰어난 코치가 함께한다. 타이거 우즈 곁에는 부치 하먼이, 김연아 옆에는 브라이언 오서가, 노박 조코비치 옆에는 마리안 바이다가 있었다. 재능과 노력을 겸비한 세계적 수준의 선수가 최고의 코치를 만나 성장하고 발전해 화려한 전성기를 보내는 모습은 스포츠에서 낯선 일이 아니다. 그 분야 세계 1등 선수도 코치의 조언을 받아 날마다 자세를 교정하고 쉼 없이 노력하며 마음을 다잡아야만 자신의 성취를 유지한다.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혼자 연습하기의 한계를 잘 알기에 어떤 운동을 시작하든 대부분 누군가의 코칭을 받는다. 골프, 테니스, 스키, 수영, PT 등 종목이 무엇이든 제대로 배우려면 돈 내고 주기적으로 개인 레슨을 받아야 한다. 돈과 시간이 넉넉하다면 수준 높은 강사에게 혼자 배울 테고, 그렇지 않다면 평범한 강사한테 다른 이들과 섞여서 배울 수밖에 없다. 


스포츠나 운동도 이럴진대 삶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코칭해 주는 라이프 코칭은 어떨까? 세계적으로 성공한 이들에게 라이프 코치가 있을까? 


작년 우연히 만났던 사업가가 기억난다. 그는 30대 후반에 4천억 원대의 부를 일궜는데, 나와 저녁을 함께할 때마다 내 또래의 대학교수 한 명이 항상 동석했다. 둘은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편하게 묻고 답하며 여러 주제로 이야기 나눴다. 흥미롭고도 인상적인 광경이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그 교수가 일종의 라이프 코치였다. 


세계적 기업가와 천재로 가득한 실리콘 밸리에도 이런 역할을 하는 이들이 제법 있는 모양이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잘 감춰진 비밀'이라는 빌 캠벨이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스티브 잡스, 래리 페이지, 에릭 슈미트, 제프 베조스, 셰릴 샌드버그, 앨 고어 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을 코칭했다. 조금 더 찾아보면 토니 로빈스가 빌 클린턴, 오프라 윈프리, 세레나 윌리엄스같은 이들을 코칭했고, 팀 그로버는 마이클 조던이나 드웨인 웨이드 같은 스타들의 멘탈을 코칭했다. 성공한 기업가나 유명인들도 스포츠 스타와 마찬가지로 삶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코치를 통해 항상 교정받고 더 성장하려 노력했던 셈이다. 불굴의 의지와 노력, 재능, 거기에 이런 라이프 코칭까지 더해지며 그들의 성공이 더욱 날개를 달았던 모양이다.


유명인들도 이렇게 사는데 우리는 어디서 어떻게 라이프 코칭을 받아야 할까? 우선은 종교다. 개신교든 불교든 천주교든 천도교든 대부분의 종교는 삶을 대하는 보편적 자세와 마음가짐을 가르치고, 주기적 모임을 통해 이를 마음에 새기도록 훈련시킨다. 성경이나 불경의 구절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마음의 위안과 평안, 그리고 삶의 의지를 주던가 말이다. 형제자매님, 보살님, 목사님, 스님, 신부님께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한다. 


다음으로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라이프 코칭법이다. 유명 라이프 코치를 직접 고용하기에는 비용, 시간, 공간상의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단박에 해결해 준다. 이미 증명된 라이프 코치들의 책을 읽으며 그들과 대화하고 또 나의 내면과도 대화할 수 있다. 꼭 자기계발서가 아니더라도 고전이나, 철학, 심리, 역사책을 읽으면 나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책은, 신영복 선생이 언급한 "感於人(감어인)", 즉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을 깨닫는 경험을 선사한다. 


샤워하다 허벅지를 보니 자전거 많이 타던 지난 가을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다. 우리네 삶이 이렇다. 뭐든 만들기는 어려워도 조금만 게을러지고 노력하지 않으면 쉬이 망가진다. 몸이든 맘이든 항상 부단하게 갈고 닦아야 한다. 안중근 의사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말씀하시고, 법정 스님께서 "졸음과 땀이 쏟아지는 무더운 여름날 날카로운 대나무를 깎는다."고 이야기하신 까닭이다. 


봄이다. 오늘 오후 휴가를 내고 오랜만에 자전거로 먼 길을 좀 달려야겠다.

 

2025년 2월 28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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