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책은 최근 한국에 번역되어 출판된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Grit) 책이 아니다. 사실 교보문고에서 그 책을 보고서 아마존에서 킨들버젼을 골랐던 것인데 같은 제목의 다른 책을 사고 말았다.
이 책 Grit은 Martin Meadows라는 필명의 저자가 쓴 책이다.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다 포기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얇고도 밀도 있다. 저자는 우리가 가치 있는 일을 추진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아래처럼 급격한 하강의 시기(The Dip)을 겪을 수 밖에 없음을 지적하며 이 책을 시작한다. 현재 마주친 어려움을 더 오래 견뎌낼 수록 성공에 더 다가간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이 순간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포기하고 만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말이다. 이 책의 주제는 이런 어려움들을 어떻게 잘 극복하고 앞으로 끈기 있게 나아갈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이 책은 끈기 있게 모든 어려움을 버텨내고 자신의 꿈과 비전을 향해 나아가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과감하게 현재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음을 지적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미 투자해 놓은 시간과 노력이 아쉬워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는 오히려 과감히 포기하는 편이 더 낫다고 알려주기도 한다. 또한 단기적인 의기소침이 아니라 긴 시간 동안 흥미나 열정을 잃은 경우에도 그 일에서 손 떼는 편이 낫다고 충고한다.
이 책은 반복적인 일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책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들은 어려운 일들을 일상화해 그걸 습관화한다. 글을 쓰는 작가라면 양질의 글이든 부실한 글이든 하루 몇 페이지 이상은 무조건 글을 쓴다. 훌륭한 연주자는 날마다 꼭 연습한다. 이런 일상화는 장시간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기분에 맞춰 하루는 너무 많이 하고 하루는 너무 적게 하는 그런 불규칙은 일상화된 습관이 아닌 것이다. 아주 적은 양이라도 하루도 빼먹지 않고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놀랍게도 세계적인 연주자도 하루 4시간 이상을 연습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책은 정신적 강인함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어떻게 하면 정신적으로 강인해질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열거하고 있기도 하다. 냉수목욕, 단식, 참선, 낯선 환경이나 사람에 자신을 노출하기 등을 이런 방법으로 추천하고 있다.
저자는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80% 가량의 성과는 20% 정도의 집중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말이다. 휴식 없는 노력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며 적절한 휴식이 오히려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점을 알려주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일상의 작은 습관의 변화가 삶을 바꾼다는 점을 지적하는 책이다.
2016년 12월 12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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