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창업국가'라는 책을 번역해 출판했던 전 미래창조과학부 윤종록 차관의 이스라엘 시리즈 2탄쯤 되는 책이다. 윤종록 전 차관은 '창업국가'에서 언급된 사례를 중심으로 채널IT라는 케이블TV와 함께 '청년, 후츠파로 일어서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든 모양이다. 이 책은 그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재정리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사실 많은 한국인에들에게 이스라엘은 이미 더이상의 칭찬이 부족할 정도로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다. 애국심, 창의력, 수준 높은 과학기술, 뛰어난 두뇌와 교육 등등. 이 책에서는 이스라엘이 이런 성취와 도약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으로 '후츠파 정신'을 꼽고 그 후츠파 정신의 의미와 실제 사례를 탐구하고 있다. 후츠파는 히브리어로는 뻔뻔함, 건방짐, 당돌함, 도전적인 생각 정도로 정의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 후츠파는 이런 사전적인 정의를 넘어 7가지 사회문화적 의미로 확대되어 이야기된다. 이 책의 부제처럼 후츠파는 크게 '형식의 파괴', '질문의 권리', '상상력과 섞임', '목표 지향', '끈질김', '실패로부터의 교훈', 그리고 '위험의 감수'와 같은 의미로 이스라엘에서 이해된다. 쉽게 요약하자면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끊임 없이 묻고 답하는 실용적인 문화가 이스라엘의 도약과 혁신의 원천이었다는 것이다.
윤종록 전 차관은 이런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이 기계적으로 한국에 적용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점도 잘 이해하고 있다. 저자는 자원의 부재, 적으로부터 상시적 위협, 높은 교육열 등과 같은 이스라엘과 한국의 공통점과 더불어 두 나라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이 다름을 잘 이해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 내에서 한국적 후츠파 정신을 찾을 수 있음을 역설하며, 세종대왕이 신하와 격의 없이 소통하며 이룩한 수많은 업적이나 정주영 회장의 조선소 건설 신화를 그 대표적 사례로 언급하고 있다. 한국의 '정'과 '빨리빨리'와 같은 문화가 창의력과 무모한 도전정신과 결합한다면 한국의 '후츠파'가 될 수 있음을 주장하며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적 후츠파 정신은 '싸가지 없음'으로 정의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세상에 없는 걸 만들기 위해 싸가지 없이 과감히 한 번 도전해 보라는 이야기로 말이다.
"후츠파로 일어서라 - 7가지 처방에 담긴 유대인의 창조정신", 윤종록 (지은이) | 멀티캠퍼스하우 |
2017년 9월 22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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