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부부처에서 회의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호수공원을 통과했다. 한무리의 사람들이 호수공원 소녀상 앞에서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마이크를 든 채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에 항의하는 건가 싶었다. 가까이서 보니 소녀상을 철거하자는 시위였다. 맞은편에서는 또 다른 사람들이 소녀상 철거 반대 플래카드를 들고 침묵 시위 중이었다.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경찰이 배치됐던 모양이나 양측 모두 평화롭게 시위를 한 탓에 대부분의 경찰들은 수변무대에 앉아 봄 호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봄은 봄이로되 모두에게 같은 봄은 아니었다.

 

2. '이게 뭐야?' 하고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노라니 mbc 기자가 와서는 인터뷰를 청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유엔인권이사회와 미 국무부의 입장 표명, 홀로코스트부터 위안부 문제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중심주의로 역사 인식 변화 등을 언급한 뒤 이 시위에 대한 개인적 생각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뉴스에는 긴 인터뷰 중 딱 마지막 부분만 잘려서 나왔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건 신비주의를 고수하기 위함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jCxD9C22I9g 

 

2023년 3월 7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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