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학교 진 트웬지 교수는 세대 연구로 유명하다. 그녀는 자료를 활용해 1930년대 이후 청소년의 행동을 연구하다 2012년쯤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11~2012년부터 청소년들은 더 외로움을 타고 잠을 제대로 못 자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친구들을 만나지도 않았고, 데이트도 하지 않았으며, 술은 덜 마시고,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데도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무엇보다 이즈음부터 청소년 우울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스웨덴의 정신과 전문의인 안데르스 한센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이때부터 10대에게 일상화된 모바일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용에 주목했다. 스마트폰의 확산과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 사이에 상관관계는 있으나 인과관계가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은 상태다. 

과거에 비해 최근 학생들의 학업량이 많아서 그렇다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실증적 연구 조사에 따르면 오늘날 10대는 1980년대에 비해 오히려 공부와 숙제에 시간을 덜 쓰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 제조업의 자동화 등이 몰고 오는 암울한 노동시장의 미래가 청소년의 정신건강 악화에 한몫하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있다. 어느 정도 영향이 있겠지만 과거 세계경제나 노동시장이 더 암울했을 때도 지금처럼 청소년 정신질환의 폭발적 증가세는 관찰되지 않았다. 지금 청소년 정신질환은 가난한 집이든 잘사는 집이든 상관없이 모든 청소년 집단에서 일제히 증가하고 있고, 무엇보다 여학생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이런 탓에 안데르스 한센은 인터넷, 스마트폰, 그리고 소셜미디어의 확산이 취약한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충분히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본다. 자제력이 부족하고, 상을 받으면 많은 양의 도파민이 분비되고 실망하면 급격하게 분비량이 줄어드는 10대의 특성이 스마트폰, 소셜미디어의 어두운 면과 결합하며 정신건강을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 

해결책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운동을 하고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사용을 자제하고 멀리해야 한다. 뇌가 1만 년 전의 뇌이기에 1만 년 전의 뇌가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는 행동을 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줄이고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몸을 움직이고 주변 사람들과 현실에서 교류해야 한다. 특히나 신체 활동은 정신 건강에 곧바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든 정신 능력은 몸을 움직이면 더 잘 작동한다. 더 집중할 수 있으며 기억을 더 잘하고 스트레스를 더 잘 견뎌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이미 답을 알고 있지만 이 모양 이 꼴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2023년 12월 23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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