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없지만 신의 존재에 관해서는 불가지론에 가깝다. 가끔 난감한 선택의 상황에 처하면 신에게 어떤 선택이 옳은지 묻고 싶을 때가 있다. 신이 존재하더라도 말로써 답을 주지는 않을 게다. 답을 받더라도 "나는 네가 원하는 것을 원한다." 이상의 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네가 원하는 것을 원한다."는 제멋대로 살라는 뜻이 아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은 새로운 상황을 만들 것이며, 그 상황이 기대와 달리 좋든 나쁘든 그걸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존재가 되라는 의미다. 사실 좋다 나쁘다도 기대라는 준거점에서 바라본 하나의 관념에 불과하다. 정확히는 기대에 가까운 상황과 기대와 먼 상황이 있을 뿐이고 둘 다 새로운 선택의 출발점이 된다. 자, 그래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포도주냐 맥주냐 이것이 문제로다. 일단 맥주를 믿어 보자.

 

 

2024년 5월 8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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