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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터(Chester)는 리버풀과 맨체스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작고 아담한 역사 도시다. 웨일즈 바로 옆 도시이기도 하다. 


체스터는 내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도시다. 1998년과 1999년 영국 회사와 함께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 회사가 바로 체스터(Chester)에 있었다. 그래서 그 때 매년 한 번씩 업무 협의 차 체스터를 방문했었다.  


그 때 체스터에 대해 여러모로 아주 강한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특히, 흰색과 검은색이 기하학적 패턴을 이루며 아름다움을 선사했던 시내 중심가의 옛 건물들과 체스터 구도심을 둘러 싸고 있는 성곽길에서의 산책이 오랜 기간 내 기억 속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무심코 들어가서 미술책 한 권을 사들었던 중고서점과 더불어. 물론, 옛 건물 반지하에 있었던 나이트클럽에서 영국 아가씨와 있었던 썸씽(?) 같은 젊은 시절의 해프닝도 마음 한구석에 추억으로 남아 있지만...


그게 벌써 15~16년 전의 일이다. 그 때의 기억을 되짚어 볼 겸해서 이번에 가족과 함께 다시 한 번 체스터를 방문했다. 체스터는 과연 얼마나 변했을까 하는 우려 혹은 기대와 함께. 놀랍게도 체스터는 그때와 거의 변한 것이 없었다. 시내 중심가의 옛 건물들도 그대로이고, 성곽길은 조금 보수가 이뤄진 것 같았으나 옛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나이트클럽이 있던 그 자리에 여전히 나이트클럽도 있었고.(사실 그 클럽이 지금 클럽과 같은 클럽인지는 잘 모르겠다. ㅎ) 여하간 구도심은 전체적으로 15년 전과 거의 다름 없는 느낌이랄까? 사실, 그래서 기뻤다. 내 젊은 시절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도시 하나쯤은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테니까. 


아래는 차를 주차했던 Chester Crown Court 정문의 모습이다. 체스터는 구도심 입구에 제법 큰 주자창들이 있다. 여기에 하루 짜리 주차권 끊고 차 주차해 놓고 걸어다니며 구경하면 편하다. 체스터는 로마 시대 때부터의 전통이 살아 있는 역사 유적 도시여서 그런지 최근 건물들에서도 옛 로마의 양식을 따른 경우가 제법 보인다. 


브리지 스트리트(Bridge Street) 초입에서 찍은 사진이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저런 흰색과 검은색의 기하학전 무늬가 체스터 구도심 건물들의 상징적 무늬다. 이 양식을 Black-and-white Revival architecture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체스터의 Black-and-white Revival 양식이 유감 없이 표현된 건물. 


거리에서 보면 이렇게 한 3~4층 건물이 각기 독립적으로 붙은 듯이 보이지만 사실 이 곳은 내부가 리노베이션된 큰 쇼핑몰이다. 


쇼핑몰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밖에서 보이는 모습과 달리 매우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의 쇼핑몰이다.


쇼핑몰 쪽에서 거리를 바라보면 이런 풍경이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어서 복도처럼 활용하고 있다. 


여기는 사용되지 않는 건물인 모양이던데, 옛 그리스, 로마 양식인 코린티안 양식의 기둥을 볼 수 있어서 한 장 찍어 보았다. 


도로 때문에 끊어진 성곽길을 연결해주는 성곽길 다리다. 


성벽 옆에 보이는 것은 옛 로마의 유적이다. 


여기는 로마 정원(Roman Gardens)이다. 로마 시대의 유적을 이용해 공원으로 꾸며 놓은 곳이다. 


유적에서 발굴된 옛 로마시대 주춧돌들이 인도 옆에 배치되어 있다. 


로마 시대 때 기둥 유적들. 


여기는 로마 시대 증기탕 유적이다. 아래 쪽에서 달궈진 공기와 수증기가 올라와 사우나를 즐기는 구조. 


이 유적을 설명하는 안내판. 


이게 로마 시대 때부터 체스터를 지켰다는 체스터 성벽. 물론 기초는 당시의 것이지만 그 뒤 계속 보수되고 증개축되었다고 한다. 


역시 로마 시대의 유적들. 


로마 정원 옆으로 가는 체스터 성벽. 저 성벽을 타고 체스터 구도심을 한바퀴 돌 수 있다. 


이곳은 로마 시대 원형극장 유적이다. 로마 정원 바로 옆에 있다. 예전에는 거대했던 유적이 대부분 파괴되고 극히 일부분만 남아 있다. 


원형극장에서 바라본 성 요한 침례 교회(St. John's Baptist Church). 


원형 극장 쪽에서 바라본 체스터 성곽길. 


원형극장에 남아 있는 옛 유적 중의 하나. 아마, 여기에 사자와 같은 맹수를 묶었던 게 아닌가 싶다. 


옛 로마 시대 원형극장 중 전체적으로 이 정도의 유적만이 남았다. 


이 로마시대 원형극장의 원 모습은 아래와 같았다고. 


꽃과 성 요한 교회. 


체스터 성 요한 교회는 체스터 대성당의 명성에 가려서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실제로는 12세기 노르만 양식을 포함한 다양한 건축적 흔적이 남아 있는 옛 교회다. 이 교회 관계자 분이 꼭 한국 사람들에게 체스터에는 체스터 대성당 뿐만 아니라 이 체스터 성 요한 교회도 있음을 알려 달라고 부탁을 하시기도 하셨다. 


성 요한 교회의 규모는 체스터 대성당에 비해서는 아담한 편이지만 나름의 멋과 아름다움이 있다. 


성 요한 교회의 스테인드 글라스. 


성 요한 교회에 있는 카페(사실 카페라기 보다는 교회 안에서 그냥 차나 커피를 판다.)에서 차와 커피를 시켜 한 잔 마시며 우리가 온 곳을 핀으로 표시했다. 케임브리지에다가 꽂을까 하다가 영국에는 너무 많은 핀이 꽂혀 있길래 한국에다가 핀을 꽂음. 


참 전 세계적으로 많은 곳에서 이 교회를 찾았다. 한국에 꽂혀 있는 핀은 우리 가족이 꽂은 것!!


성 요한 교회의 건축 양식을 설명하는 안내판. 


위 설명을 보고서 아래 사진을 보면 어떤 말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11세기 노르만 양식의 기초 위에 새로운 양식이 올라간 것임. 


성 요한 교회에서 발굴된 옛 십자가 중 하나. 십자가의 가로세로 비율이 동일하다. 


성 요한 교회를 나와서 성곽길을 따라 체스터 구도심을 거닌다. 성곽길에서 바라본 원형극장. 


역시 성곽길에서 바라본 로마 정원의 모습. 로마 정원의 저 끝에 강이 있다.


2014년 7월 16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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