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rce: 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81411.html>
20일이 지난 오늘에서야 이 글을 겨우 읽었다. 언론과 페북을 통해 소식을 접했지만 읽으면 내가 고통스러울 것 같아 일부러 글을 외면했다. 삐걱거리면서도 그나마 돌아가는 이 사회 뒤편에는 언제나 이렇게 누군가의 헌신과 희생이 제물처럼 바쳐져 있다. 이제 함께 나눠 들 때도 되었건만 시스템으로 그 부담을 줄일 만도 하건만 일이 돌아가면 모두들 그저 그대로 방관할 따름이다. 정부도 기업도 사회도 개인도 공짜 점심을 즐기려 할 뿐 그 대가는 애써 외면한다.
응급의료체계뿐만 아니라 내가 먹고사는 공간정보 분야도 마찬가지다. 혜택은 당연한 거지만 기여와 맞들기는 모르쇠다. 지난 10년 넘는 세월 동안 오픈소스GIS 교육은 대부분 특정 두 회사가 담당했다. 그리고, 그 기간 많은 다른 회사 개발자를 교육해 배출했지만 올해도 역시 교육의 대부분을 두 회사가 담당해야 한다. 교육받고 배출된 개발자들은 오픈소스로 수십억짜리 사업을 수행하지만,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대한 개인이나 회사 차원의 기여나 환원은 거의 없다. 아, 사업이 잘 안 되면 그게 다 오픈소스 탓이라는 소문을 퍼트리기는 한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이런 상황에 대해 몇 년 전부터 교육담당 기관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바뀌는 건 없다. 실질적인 대안을 찾을 의지보다는 나처럼 불만 많은 사람 말고 다른 말 잘 듣는 사람을 찾으려 할 뿐이다.
의료계가 윤한덕 센터장을 잃었듯 공간정보업계도 작년 가을 이미 한 사람을 잃었다. 곳곳에서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지친 아틀라스(Atlas)'들을 보기가 고통스러울 지경이다. 이제 함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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