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스털링성 주변 풍경>


몇 년 전 스코틀랜드 스털링 성에서 만난 영국 노신사가 딸애의 이름을 물었다. 이름을 듣더니 전형적인 스코틀랜드 이름이란다. 영어로 존, 이탈리아어로 조반니, 그리고 스페인어로는 후안과 같은 이름이라며 이런 이름을 한국어로는 뭐라고 부르는지 물었다. 한국에서는 존을 요한이라 부른다고 알려줬더니 그곳 교구 담임목사인 한국인한테 그렇게 들은 것 같다고 맞장구쳐줬다. 이제야 읽고 있는 '장미의 이름'에 같은 이름 존과 요한, 그리고 자니니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미국 뉴욕은 잉글랜드 요크에서 이름을 딴 새로운 요크다. 요크는 원래 바이킹 말로 조르빅이었고 나중에 그 발음이 변한 것이다. 바이킹이 요크를 점령하기 전 도시 이름은 어포위치였고 멧돼지들의 서식처라는 뜻이었다. 바이킹은 부르기 어려운 어포위치를 버리고 뜻만을 따와 자신들의 말로 조르빅이라고 불렀다.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인가 싶다.

2019년 1월 16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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