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실체를 찾아 떠나는 흥미롭고도 아름다운 지적 여정이다. 문득 고등학교 이과 3학년 애들한테 한 이틀 주고 이 책 읽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적분이니 확률통계니 그런 거 푸는 것보다 이 책 읽는 게 삶을 이해하고 인생의 방향 정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생각해 보니 고등학생한테는 좀 어렵겠구나 싶기도 하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먼저 은하, 우주와 같은 거시 세계에 대해 다루고 이후 입자와 원자, 양자역학 등을 이야기하며 미시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외적 실체를 우리 머릿속에서 내적 실체로 구체화하는 인지(식)론적 과정과 인류, 생명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책은 600페이지 가량 분량으로 4~5년 전까지의 최신 천문학과 물리학의 성과들이 잘 담겨 있다. MIT 물리학과 교수인 저자에 따르면 평행우주는 필연적이다. 이는 어떤 유별난 이론도 아니며 최신의 물리학적 이론에 따른 자연스러운 추측일 뿐이다. 또한 평행우주는 하나가 아니라 Level1에서부터 Level4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추측되며 이 중 Level4는 저자가 주장하는 것으로서 우주의 실체로서의 궁극적 '수학적 구조'를 의미하는 것이다.
책은 조금 어렵지만 읽을 수록 빠져드는 묘한 매력과 재미가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쏟아지는 뉴스를 보며 인류의 존재 가치에 대해 가끔 의심하기도 하지만 인류가 위대한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인류는 무한의 공간에서 그저 지구에 앉아 관측과 실험, 그리고 이론만으로 137억년에 걸친 우주의 탄생과 발달 과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어쩌면 우리 인류는 이제 거친 개척자의 시대를 넘어 전혀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책을 번역해 준 경희대학교 김낙우 교수에게 감사 드린다. 김낙우 교수는 이렇게 멋진 책을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싶다는 숙명적 인연을 느꼈다고 한다. 책이 꽤나 논쟁적인 주장을 담고 있지만 그럼에도 최신 천문학, 물리학의 성과를 잘 설명하고 있다. 최신 물리학, 천문학의 성과를 압축적으로 공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맥스 테그마크의 유니버스 - 우주의 궁극적 실체를 찾아가는 수학적 여정
맥스 테그마크 (지은이),김낙우 (옮긴이) 동아시아2017-04-26
원제 : Our Mathematical Universe: My Quest for the Ultimate Nature of Reality (2013년)
2019년 6월 16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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