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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와 디지털트윈을 떠들면서도 맘 한켠이 항상 불편했던 건 내가 도시와 사람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태어나 일본과 한국에서 생활하고 아일랜드에서 공부했던 언어학자 로버트 파우저 씨가 자신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도시에 관한 책을 내놓았다. 고향인 미시간의 앤아버부터 동경, 교토, 서울, 대전, 더블린 등 삶의 터전이었던 도시들을 거쳐 지금 살고 있는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까지 14개 도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도시 여행기나 안내서가 아니라 저자와 도시와의 애정어린 소통 기록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각 도시의 특색과 쏠쏠한 정보를 읽어낼 수 있다. 난 일본 가고시마가 그렇게 정감 있는 사람들로 가득한지 지금껏 몰랐고 유년 시절을 보냈던 대구에 한옥촌이 있는 줄도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저자에 따르면 '도시란 곧 사람'이다. 도시의 역사와 사람들 이야기, 젠트리피케이션과 도시 변천에 따른 아쉬움과 희망 그리고 기대가 여러 도시를 관통하며 교차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도시사'를 기록해 보자고 제안한다. 나라면 어떤 도시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향이었던 전남 창평을 거쳐 유년 시절의 기억이 가득한 대구, 청소년기의 광주, 그리고 청장년기 이후 삶의 터전인 서울, 더불어 주부(?) 생활을 했던 영국 케임브리지와 런던 정도. 돌아보니 인생의 반 이상을 살았던 곳이 여기 서울인데도 난 아직도 이 도시를 잘 모르며 언젠가는 떠나야 할 곳쯤으로 여기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세계 여러 도시의 젠트리피케이션과 도시 재생 방향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저자의 말처럼 도시란 계속 변화하며 어제의 성공이 내일의 안정을 보장하지 않는다. 결국, 도시란 다시 사람이다.
2019년 8월 3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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