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다음 주 과학 시간에 가설과 탐구를 한다네."
"그래? 넌 무슨 주제로 할 거야?"
"난 '태양계 가스형 행성은 왜 모두 띠를 가지고 있는가'로 하려고."
"목성에도 띠가 있나?"
"응. 사람들이 토성의 띠에만 빠져서 모르는데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에 모두 띠가 있어."
"그렇구나. 근데, 어떻게 탐구하려고? 아빠가 아는 천문학자 소개시켜줄까?"
"아니. 그러면 그건 초등학교 수준을 넘어서지. 내가 알아서 할께."
맨날 다 아는 것만 가르친다며 재미없다고 투덜대던 과학 시간이 오랜만에 재미나는 모양이다. 오늘도 고향을 다녀오며 한참을 우주의 신비에 관해 딸과 이야기 나눴다. 우주는 계속 팽창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수축할 것인가? 우주가 무한하다면 결국 에너지도 무한하다는 의미일 텐데 인류의 에너지 문제 해결은 시간 문제인가? 우주 곳곳에 인류같은 문명 혹은 더 진보한 문명이 있을 텐데 왜 만나지 못 하는가 등등.
애가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꽤나 과학적이었다. 지구 상에 물이 있는 곳은 아무리 극한지여도(춥거나 덥거나 깊거나 아니면 빛이 없거나 상관 없이) 생명체가 있더라는 것. 유로파에는 깊이 100km 이상의 바다와 화산활동이 있으니 생명체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주장.
어쩌다 유로파에 관심을 갖게 되었느냐고 물어보니 요즘 열중인 게임이 서브노티카라는 게임인데 그 배경이 꼭 유로파를 닮았다고. 쥘 베른의 소설을 읽으며 꿈을 꾸던 시대가 저물고 이제 게임이 영감을 주는 시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2021년 4월 11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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