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맨날 윤미래 노래만 듣는다. 거의 중독수준이다. 특히 내가 좋아하던 에코의 [행복한 나를]을 리메이크한 노래를 자주 듣는 편이지만, 다른 노래들도 참 좋다.(에코의 [마지막 사랑]도 불렀으면 더 좋았을 것을.. ^^) . [Memories], [As time goes by], [하루하루] 등등.. 예전의 UpTown 시절을 지나 타샤니를 거치며 이제는 거의 완숙미가 느껴질 정도다. 아, 이만한 가수가 하나 있다는게 내게 얼마나 큰 행복이냐 말이다. 퇴근하고 멍한 상태에서 담배 하나 꼴아 물고 윤미래 노래 듣고 있으면 정말 세상 부러울게 없다.
2. 이슬람 책읽기의 연속으로 이번 주에는 모함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의 [희망과 도전], 세계사 선생님인 김지희씨의 [하늘과 땅과 바람의 문명]을 읽어 제끼고, 오늘부터는 간첩 깐수로 잘 알려진 정수일의 [이슬람 문명]을 잡고 있다. 책을 읽으며 기존에 읽었던 내용들이랑 함께 퍼즐 조각맞추는 듯한 묘한 기쁨을 느끼기도 했지만, 자꾸만 가슴이 답답해 지는 것을 피할 수는 없더라. 특히나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이 기정사실화되는 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더라. 저번에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이슬람 통일 왕국 압바스조의 수도였던 바그다드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 다시 한 번 초토화가 될 위기에 처했으니 말이다. 어디 그 뿐이냐. 우리는 아직도 "한 손에는 코란(꾸우란)을, 다른 한 손에는 칼을"이라는 구절이 코란에 있는 줄로 알고 있으니 말이다. 참고로 그 말은 중세의 교부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가 한 말이란다. 코란에는 그런 구절이 없으며, 오히려 강제적인 개종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3. 뭉뚱그려서 이슬람 = 중동으로 생각해 오던 내게 그 속에도 얼마나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며 나름의 가치와 양식과 삶의 방식이 있는지 알 수 있게 해 주었던 기회였다. 역시 개설서 이후에 각론으로 들어가면 존나 내용들이 다양하고 많다. 특히나 이란과 요르단, 레바논은 왜 그리 나의 눈을 잡아 끄는지 말이다. 2005년 세계 여행의 첫번째 방문지를 아마도 이곳으로 정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란에서도 여자들이 비키니 입고 해수욕하다면 그대들은 믿겠는가? 하타미 대통령의 책을 읽어봐라. 대학 시절 나를 들뜨게 했던 [공산당 선언] 못지 않은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아, 씨바.. 우리는 혁명이론도 맨날 서양놈들 것 가져다가 베꼈다니까. 이 기회에 이란과 손 잡고 이란 이슬람 혁명의 전초기지나 해 볼까? ^^; 그래도 지금 나오는 제니퍼 로페즈의 Let's Get Loud는 예술이야. 이 여자는 용서해야쥐..
4. 이런저런 책들을 읽다보면 정말 세계사라는 것이 혹은 문명사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아이러니와 모순이라는 모자이크의 조합인가 하는 생각들이 든다. 고구려 유민이었던 고선지장군이 패배했던 유일한 전투였던 파미르 고원의 탈라스 전투를 계기로 동양의 제지술, 인쇄술, 나침반, 화약제조술이 이슬람의 압바스제국을 통해 서양에 전파되고, 다시 그런 기술이 다듬어져 서양애들이 무지몽매한 중세를 끝내고 세계 정복을 단행하게 했던 원동력이 되고 그랬으니 말이다.
2002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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