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늦게 집에 왔더니 애가 오늘 도시락 싸가야 한다고 한다. 오늘 하루 학교 급식 파업한다고. 학교앱을 열어보니 며칠 전에 이미 공지가 떠있다. 학기 초라 하도 이런저런 공지가 많아 제대로 살피지 않았던 모양. 김밥을 싸줄까 했는데 재료가 없다. 애랑 이야기해 보니 걸그룹 ITZY가 좋아하는 간장계란볶음밥을 싸달란다. 그 정도 재료는 있어 그렇게 하자고 했다. 요리앱을 보며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대충 머리 속에 그림을 그리며 미리 쌀을 씻어 밥솥에 불려뒀다. 


애가 흔들어 깨워 눈을 뜨니 아침 6시 40분이다. 6시 10분에 맞춰놓은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큰일이다. 오늘은 도시락을 싸 7시 반까지는 학교에 보내야 한다. 아침 등교시간에 애 밴드가 첫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허둥지둥 밥을 해 볶음밥을 만들고 또 유부초밥도 만들었다. 처음하는 볶음밥이 맛 없을 경우 대비책이다. 애가 볶음밥을 시식하더니 맛있다고 해 준다. 볶음밥을 도시락 큰 통에 담고, 반찬으로 초밥 몇 개와 소시지, 그리고 딸기, 포도를 넣어 도시락 꾸러미를 완성했다. 애는 드럼채와 도시락 가방을 양손에 들고 제 시간에 등교했다. 남은 초밥으로 아침을 먹는다.

 

2023년 3월 31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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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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