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Source:http://www.bbc.co.uk/news/uk-34586679>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영국을 나흘 동안 국빈 방문 중이다. 환대가 극진할 뿐만 아니라 각종 미디어에서도 그의 방문에 대해 여러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그가 참석하는 연회에서 어떤 예법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보도도 나온다. 


2년 전 이맘때 박근혜 대통령도 영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 미디어에서는 박 대통령이 영국에서 '지상 최대의 의전'을 받았다는 식으로 대대적인 보도를 했는데 사실 영국 미디어에는 박 대통령의 방문 소식이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이건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영국에서는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다. 영국은 현안의 비중에 따라 미디어의 관심도가 철저히 다르다. 


영국은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문에서 원전과 고속철 등에 대한 중국의 막대한 투자를 끌어내야만 하는 입장에 있다. 


<Image Source: http://news.bbc.co.uk>


하지만 2년 전 박 대통령의 방문 시에는 딱히 양국 간에 논의해야 할 별다른 현안이 없었다. 영국 미디어들은 자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이면 작은 나라의 장관이 방문하더라도 크게 보도하지만, 별다른 이슈가 없으면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대통령이 방문하더라도 거의 관심을 쏟지 않는다고 보는 편이 맞다. 마찬가지로 자국의 총리가 큰 현안 없이 다른 나라 방문하는 경우에도 거의 보도를 하지 않는다. 사실 이게 미디어의 자세일 것이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박 대통령의 당시 영국 방문은 주요 현안이라고 할 것도 없었던 방문이었고, 제대로 된 미디어였다면 최소한 영국 미디어처럼 큰 비중 없이 다루거나 혹은 예의상 한두 꼭지 정도 내보내는 게 맞았다. 


한국 주류 미디어의 보도 태도는 그때나 지금이나 그닥 다르지 않은 듯하다. 대통령의 해외 방문은 언제나 '최대', '최고', '환대', '성과' 등과 같은 화려한 단어로 치장되어 있지만 진짜 알맹이는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그리고, 대통령의 해외 방문 때마다 전 부처의 SNS와 주류 미디어에서 거의 같은 내용의 홍보와 보도를 봐야 하는 점은 여전히 불편하기만 하다. 문득 언론은 이미 국정화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2015년 10월 21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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