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점심을 먹는데 갑자기 왼쪽 눈이 따끔했다. 같이 밥 먹던 직원들이 내 눈이 이상하다고 해서 거울을 보니 눈의 핏줄이 터져 눈의 한 반이 붉게 물들었다. 아, 이런. 안과로 달려가니 간호사가 눈을 보자마자 한숨을 쉬며 고혈압이나 당뇨 있냐고 물어본다. 작년 건강검진 때까지는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왠지 자신이 없어진다. 이런저런 검사를 한다. 시력 검사를 하는데 글쎄 왼쪽 눈의 시력이 1.2 근처에서 오락가락 한다.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는다. 아, 내 시력이 1.2라니. 1.2라니... 이제 안경 쓰는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하는가 하는 별의별 생각을 다한다. 순서가 되어 진료실에 들어가니 의사는 시신경이나 안압은 모두 정상이며, 몸이 피곤해서 그런 것이니 과음과 과로 하지 말고 휴식을 푹 취하라고 한다. 다행이다. 근데, 차마 맨날 노는데 왜 그러는 걸까요? 하고 묻지는 못했다. 요즘 신경 쓸 일이 많아 몸이 힘든 것이라고 치부하고 말았다.


2. 꿈에 바르샤의 축구스타 메씨가 바닷가 높다란 절벽에 있는 어마어마한 별장을 내게 선물로 줬다. 별장이 너무 커서 방을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을 정도였다. 샹들리에나 조명들은 얼마나 화려하고 전망은 또 어찌나 좋던지. 딸아이는 신이 나서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메씨에게 조용히 물었다. 한 달 전기요금이 얼마냐고. 메씨의 답을 듣고서 슬펐다. 내 월급으로 전기요금도 못 낼 판이어서. 그리고 잠에서 깬 뒤 또 슬펐다. 꿈속에서도 돈 계산하는 내 모습이 불쌍해 보여서.


다음부터 일기는 일기장에... 총총.


2015년 12월 1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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