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애가 일요일부터 많이 아프다. 영국에서 돌아온 뒤 이래저래 자잘하게 아팠는데 드디어 한 번 되게 앓고 있다. 밤마다 체온이 39도에서 40도를 넘나들고 있다. 이틀 연속 어린이집도 못 가고 있고. 영국에서 2년 넘게 살면서 거의 아픈 적이 없었는데(높은 데서 떨어져 팔에 금갔다든가, 침대에서 점프놀이 하다가 굴러서 다쳤다든가 하는 거 빼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병원을 들락날락하니 마음이 안 좋다. 여러 생각이 드는데, 무엇보다 서울 환경이 안 좋은 것 같다. 공기도 좋지 않고 좁은 곳에 사람도 너무 많고. 이런 환경에서 뭔가에 감염되지 않기가 더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오늘. 아침 9시 반에 사무실에서 다른 회사분과 사업 회의는 잡혀 있고, 아이는 아파 침대에 쳐진 채 일어날 기운이 없다. 아내도 심하게 아픈데 겨우겨우 출장을 간다. 아픈 아이 들어다가 식탁 앞에 앉혀놓고 죽 몇 숟가락 먹이니 토할 것 같다고 먹지도 않는다. 약속 시간은 다가오고 마음은 조급하고. 겨우겨우 달래 아픈 애에게 약 먹이고 옷 주섬주섬 챙겨 오니 아이는 다시 쓰러져 있다. 옷 입혀 들쳐 안고 차에 태우고 회사로 같이 왔다. 회의는 해야겠기에, 아이는 회사 휴게실에 두고 좋아하는 스타워즈 게임 틀어줬다. 그리고 회의에 들어갔다.
2016년 1월 12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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