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중 한 명이 여가시간(!)에 mago Earth라는 걸 만들고 있다. 이게 뭐냐면 Cesium이나 Web World Wind 같은 WebGL Globe 엔진이다. 개인적으로 오픈소스의 철학인 'Do not reinvent the wheel'을 신봉하는지라 가능하면 또 개발하지 말고 이미 있는 걸 잘 사용하기를 바라지만 직원이 여가시간을 이용해 개발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개발이 취미인 분인지라 심심할 때 조금씩 개발하고 계신데 최근 그 발전 속도와 성능이 좋아지며 주류(?) 엔진들의 자리를 슬슬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 오늘 어떤 프로젝트 이야기를 하다가 그 프로젝트에 자신이 짠 mago Earth를 쓰면 관련된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해서 정말 한 10분간 진지하게 이 mago Earth를 쓸까를 고민하기도 했다. 여러 위험성 때문에 결국 채택은 안 했지만 이런 식의 대안을 가지고 있는 건 언제난 필요하고도 즐거운 일이다. mago3D가 Cesium, World Wind가 아닌 자체 WebGL Globe 위에서도 구동된다는 건 우리 회사나 다른 사용자에게 여러 이점을 주니까. 

사실 유명 웹 GIS클라이언트인 Leaflet도 이런 비슷한 과정을 통해 탄생했고 가볍게 지도화가 필요한 사이트에서 활발히 쓰이고 있다. Leaflet 개발자인 Vladimir Agafonkin는 OpenLayers가 있음에도 왜 Leaflet을 다시 개발했냐는 질문을 하도 많이 받아 그 이유를 FOSS4G나 관련 행사에서 여러 차례 발표하기도 했다. 

돌아보면 저 '바퀴'라는 게 어쩌면 누군가에 의해 선택된(!) 바퀴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남이 선택한 바퀴를 나는 그저 바퀴로 믿어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틀을 깬 직원의 과감한 도전에 경의를 표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Don't Be Afraid to Reinvent the Wheel'일지도 모른다. 

 

2019년 6월 11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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