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성과나 예술작품은 대부분 40대 이전에 나온다는 통설이 있다. 우리 대부분은 이 통설이 진리인냥 지금껏 살아왔다.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도 40대 미만에게만 수여하고, 주변에서도 40대 이후에는 경륜과 통밥으로 생활하지 뭔가 새로운 일을 벌이지는 않으니까. 내 스스로도 40대 이후로는 머리가 잘 안 굴러간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그런데,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의 선구자 앨버트 바라바시 교수는 이런 통념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그의 책 '성공의 공식, 포뮬라'에서 주장한다. 그와 그의 연구팀에 따르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개인이 창의적이고 혁신적 업적을 성취할 확률은 나이와 상관 없이 일정하다. 즉, 젊었든 늙었던 뛰어난 업적을 내고 성공을 거둘 확률은 거의 같다.
왜 젊었을 때 창의성이 최고조에 다다른 것처럼 보이는 걸까? 바로 생산성 때문이다. 젊었을 때는 더 많은 시도를 하고 더 많은 실패를 한다. 예술가는 젊었을 때 더 다양한 양식을 시도하고 맘에 들지 않으면 폐기한다. 연구자라면 젊었을 때 마치 논문 공장이라도 된 듯 수많은 논문을 쏟아낸다. 즉, 홈런 칠 확률이 같을 경우 한 번이라도 더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홈런왕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확률이 같으니 한 번이라도 더 시도하는 편이 성공을 거둘 횟수를 증가시킨다.
그렇다면 중년 이후 생산성은 왜 그리 급작스럽게 떨어지는 걸까? 바라바시 교수는 '중년의 위기'를 지목한다. 중년이 되면 자녀들은 말썽부리고, 쇠약해진 부모님께도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며, 이런저런 일에 정신이 분산되고 우선순위가 뒤바뀌고 속도가 떨어지며 심신이 완전이 지치게 된다. 즉, 타석에 들어서 홈런을 기대하기는커녕 타석에 들어서기도 벅찬 시기가 바로 이때다.
이 연구결과가 '부단히 노력하면 성공은 언제나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바라바시 교수의 성공 제5법칙이다. 한물간 학자 취급을 받으며 지내다 은퇴 직전인 67살에 쓴 논문으로 노벨화학상을 거머쥔 존 펜 교수, 46살에 처음으로 영화 배역을 따낸 앨런 리크먼, 53살에 맥도널드 프랜차이즈에 합류한 레이 크록 등이 이런 사례의 대표적인 인물로 거론된다.
바라바시 교수가 제시한 성공의 제1법칙부터 제5법칙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법칙이 제5법칙이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부단히 노력하면 언젠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강태공이 70세까지 관직에 한 번 나서지 않았지만 가난 속에서도 자신만의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때를 기다렸 듯, 나 또한 노는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노는 것으로 성공할 때를 기다려야겠다는 다짐을 다시금 하게 된다.
2023년 2월 4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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