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Source : http://www.bbc.co.uk/news/uk-29339436>
지난 주 월요일 태국 코타오 섬에서 발생했던 영국 관광객 남녀 살해 사건 용의자들이 대충 밝혀지는 모양새.
이 사건 진행 상황을 영국에서 뉴스로 접하며 여러 생각이 듦.
일단, 사건이 나자 태국 경찰은 이런 작은 섬에서 태국인이 잔혹한 살인을 저질렀을 리가 없다며 태국인은 아예 용의선상에서 제외.
그 뒤 영국 관광객과 미얀마 이주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만 수사를 진행.
그런데, 용의자로 체포했던 영국 관광객들과 미얀마 이주 노동자에 대한 DNA 검사에서 모두 혐의없음으로 드러나면서 사건이 미궁으로 빠짐.
영국 정부에서도 '태국에서 몇 년전에 발생했던 웨일즈인 살인 사건때도 너희 똑같이 태국사람이 범인일 리가 없다고 했다가 결국 태국인이 범인이었잖아!' 하면서 강하게 항의하고, 영국 영사가 태국 경찰청에서 직접 기자회견하고 그럼.
영국 정부의 외교적 압력에 못이겨 태국 경찰은 태국 경찰청장이 수사관 100명 대동하고 직접 코타오 섬까지 가서 수사본부 설치하고 사건을 진두지휘.
결국, 코타오 섬의 유력자인 마을 촌장 관련자들이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더니 1명은 체포됐고, 1명은 방콕으로 도망갔고, 1명은 심문 받는 중.
사실, BBC 기자는 이미 지난 주에 어쩌면 이 사건의 배경에는 섬의 유력자가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고 넌지시 암시를 한 적이 있는데 그의 추측이 맞은 셈.
그는 코타오 섬 주민들에게 어떻게 이런 잔인한 사건이 일어났을 것 같냐고 단순한 질문을 던진 뒤 그 답을 정리해서 암시적으로 보도했을 뿐임.
기자는 그 보도에서 태국 경찰의 행태가 익살스럽기까지 하다고 디스함.
BBC 기자와 영국 외교부에서, 섬의 유력자와 지역 경찰의 유착, 그리고 이에 따른 부실한 수사 가능성 등을 지속적으로 지적함으로써 살인사건의 진범을 결국 체포하게끔 만든 게 아닌가 싶음.
실제 태국 경찰은 지역 유지가 운영하는 바(Bar)가 이 살인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제보와 영국 측의 조언을 계속 무시하다가 이틀 전 화요일에야 처음으로 바(Bar) 관계자들을 불러서 심문했다고.
만약, 우리 국민 2명이 코타오에서 저렇게 살해 당했을 경우 어떻게 처리되었을까 생각을 하다보니 뭔지 모를 씁쓸함만이 밟혀 오더라는...
2014년 9월 25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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